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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의 말대로 한국 축구는 '비상 사태'다.
기술위도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구조적 모순부터 깨야 한다. 현재 12명으로 구성된 기술위원들의 면면을 문제삼자는 건 아니다. 무색무취 전술과 예측 가능한 전략으로 비난받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기술적으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 기술위에는 초등학교 감독부터 대학 감독, 협회 교육 강사, 재활센터 원장 등 발언권이 제한된 인물들이 많다는 지적이다.
기술위원들의 역할도 비정상적이다. 일각에선 "현장에서 물러난 지도자들이 모이는 곳이 기술위냐"며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기술위원직을 담당했던 A씨는 "사실 기술위원일 때 별로 일한 적이 없다. 몇 차례 회의가 전부였다"고 증언했다. 기술위 회의는 위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구조였다. B씨는 "이미 큰 그림은 그려진 상황에서 진행된 회의가 많았다. 기술위원들의 생각은 그저 동의에 불과했다"고 회상했다.
조직 구성도 모래알이다. 단 한 명이 빠지면 와르르 무너질 듯한 모양새다. 시리아전 이후 이 위원장의 사표 반려<스포츠조선 4월 3일 단독 보도>도 이같은 구조적 특징과 맥을 같이 한다.
기술위를 견제할 협회 내 조직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회장 직속인 이사회에서 총괄하지만 기술위는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명목 하에 협회 내에서 그 누구도 선뜻 조언을 하기 힘든 구조다.
협회는 기이하게 형성된 기술위의 구조적 딜레마부터 풀고 한국 축구의 부활을 논해야 할 때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