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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지난 달 '오심사건'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경기 결과는 서울의 2대1 역전승. 이후 해당 판정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K리그 클래식-챌린지 3라운드 심판판정 평가회의를 열고 초유의 중징계를 내렸다. 페널티킥 오심 선언을 한 주심에 대해 무기한 배정 정지. 주심 판정에 결정적인 무선 교신 의견을 제시하고도 허위 진술을 한 제2부심에 대해 퇴출 조치를 내렸다.
일파만파였다. 설상가상으로 심판협의회가 집단으로 반발하는 사태로 번졌다가 연맹과 심판협이 극적으로 타협하면서 파문은 일단락됐다. "K리그 발전을 위해 판정 시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나왔다.
하지만 아픈 교훈을 벌써 잊은걸까. 불과 1개월 만에 K리그가 오심 논란으로 또 얼룩지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K리그 클래식 7라운드를 비롯, 최근 열린 경기에서 판정을 둘러싼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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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각. 멀리 강원 평창에서도 명백한 오심이 나왔다. 후반 인저리타임 종료 10초를 남겨두고 강원 김경중의 크로스를 육탄으로 막으려던 수원 수비수 조원희의 몸에 맞았는데 핸드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공이 조원희의 팔이 아니라 어깨에 맞았고, 설령 팔에 맞은 것으로 잘 못 봤다고 하더라도 조원희 오른팔이 상체에 바짝 밀착된 상태였기 때문에 핸드볼 판정에는 무리가 많았다. 더구나 경기 종료 10초를 남겨둔 상황이었다. 골키퍼 신화용의 슈퍼세이브로 수원의 2대1 승리로 끝났기에 망정이지 7경기 만에 첫승을 눈 앞에 뒀던 수원은 대성통곡을 떠나 서울-광주전 '오심사건'과 비슷한 파문이 일어날 뻔했다.
판정시비는 이전 5, 6라운드에서도 있었다. 하필 리그 최하위의 설움을 겪고 있는 인천에 집중됐다. 인천은 5라운드 포항과의 경기 전반 41분 룰리냐와 공중볼 경합을 하던 한석종이 즉시 퇴장되면서 수적 열세에 놓여 0대2로 패했다. 연맹은 사후 경기영상 분석을 통해 한석종에 대한 퇴장 판정이 오심이었음을 인정한 뒤 출전정지와 제재금 징계를 감면했다. 하지만 이미 승부는 결정된 다음이었다. 오심으로 인한 '억울함'은 인천이 떠 안아야 할 몫이었다.
인천은 전남과의 6라운드(1대3 패)에서도 0-0이던 전반 27분 김용환의 득점에 성공했지만 어설픈 무효 판정을 받았다. 득점 직전 장면에서 인천이 전남으로부터 파울을 당했다며 주심이 경기를 끊은 것인데 어드밴티지를 적용하지 않은 데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석연치 않은 판정이 속출하면서 축구팬들의 원성은 높아지고 서포터간 불신도 증폭되고 있다. 봄이 왔지만 심판 판정을 향한 K리그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