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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참패 속에도 빛은 있었다.
그 어떤 것으로도 옹호 불가한 경기. 그래도 짚을 건 짚어봐야 한다. 그나마 숨통을 틔운 선수들이 있었다. 이재성(전북) 이근호(강원)가 분투를 펼쳤다.
이재성은 4-1-4-1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주무대는 중원, 하지만 종횡무진했다. 빠르고 강한 전방 압박은 기본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수비에도 가담했다.
과감성도 돋보였다. 이재성은 전반 19분 아크 오른쪽 지점에서 기습적인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다. 예리하게 감겨 들어간 슈팅이었다. 비록 골키퍼 손에 걸렸지만 한국이 전반전에 보여준 장면 중 가장 위협적인 찬스였다.
볼키핑도 나쁘지 않았다. 자신에게 온 공은 기어코 지켜냈다. 쉽게 공격권을 내주는 일이 없었다. 영리한 움직임으로 파울을 얻어냈다. 답답했던 한국의 '군계일학'이었다.
이근호도 무기력한 경기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선발은 아니었다. 벤치에서 시작했다. 후반에 투입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 무사와 공중볼 경합 후 착지 과정에서 팔을 잘못 짚었다.
이근호는 전반 33분 손흥민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들어서자 마자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유의 저돌적인 몸놀림을 선보였다. 다소 투박하지만 빠르고 힘있는 드리블. 투입 직후 오른쪽 측면에서 파울을 유도했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카타르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40분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잡고 드리블을 시도했다. 아크 왼쪽 지점까지 내달린 뒤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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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맛도 봤다. 후반 25분 2-2 동점을 만드는 골을 터뜨렸다. 이근호의 크로스를 황일수가 헤딩으로 떨구자 황희찬이 지체 없이 때려 넣었다. A매치 데뷔골이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