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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은 당연수순, 선수들도 정신 차려야 한다

기사입력 2017-06-14 19:03


ⓒAFPBBNews = News1


감독 경질은 당연수순이다. 동시에 선수들도 정신차려야 한다.

슈틸리케호는 1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별리그 A조 8차전서 2대3으로 무릎 꿇었다. 부끄러운 참패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전술, 선수 기용 등 문제를 일일이 열거 하기에도 입 아프다. 그런데 지금까지 비판의 사각지대에 숨어있던 문제가 있다. A대표팀 선수들의 태도다.

그간 선수들은 감독에 대한 거센 비판 뒤에 숨어있었다. 아예 드러나지 않은 건 아니다. 지난 3월 중국전 0대1 패배 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캡틴' 기성용이 선수단에 질책성 발언을 했다. 당시 기성용은 "크게 실망했다. 선수와 모든 코치진이 변해야 한다. 열심히 했는데도 결과가 안 나왔다면 대표 자격이 없다"고 했다.

동료를 향해 한껏 날을 세웠던 기성용은 카타르전 패배 뒤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자책성 언급이 이어졌다.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모든 부분에서 부족했던 것 같다"고 했다. 주장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지 못해서 책임감을 느낀다." 당당하기로 소문난 기성용도 33년만의 카타르전 패배에 다소 위축됐다.

이번에는 이근호(강원)가 총대를 맸다. 선수단을 정조준했다. 정신 무장과 자세를 꼬집었다. 2년 5개월만에 A대표팀에 돌아온 그는 "모두가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더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직언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이렇게 안일하게 해선 안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며 "더 간절하고 집중해야 한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인데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카타르와의 비교도 서슴지 않았다. "응집력이 카타르보다 부족했다."

끝이 아니었다. 수위를 더 높였다. 이근호는 "아무리 아시아라 해도 다른 팀들은 120%하는데 우리가 안일하고 허술하게 하면 이길 수 없다"며 "다 쏟아냈을 때 조금 나을 뿐이지 힘 빼면 오늘 같은 결과 다시 나오지 말라는 법 없다. 선수들부터 정신 차리고 다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린 '막내' 황희찬(잘츠부르크)도 용기를 냈다. 첫 골의 기쁨을 접어둔 채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의 몰락은 곧 선수들의 몰락이다. 남 이야기가 아니다. 태극마크를 다는 순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럴 마음이 없다면 즉시 반납해야 한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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