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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때도 가서 함께하자고 얘기했었다."
하지만 2014년 여름, 이명주가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으로 이적하면서 두 사람의 첫 번째 동행은 막을 내렸다. 황 감독 역시 포항을 떠나 새 둥지를 틀었다. 2015시즌을 끝으로 포항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황 감독은 2016년 6월 서울 사령탑에 올랐다.
서울과 UAE로 떠나 각자의 길을 걷던 두 사람. 사제의 인연은 깊고도 진했다. 둘은 3년이 흐른 2017년 여름, 서울에서 재회했다. 서울은 19일 '에너자이저 이명주가 FC서울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사실 이명주의 합류 뒤에는 황 감독의 삼고초려가 있었다. 황 감독은 "이명주가 어느 팀을 선택하든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욕심이 났다"며 "지난해 부임 직후 이명주의 결혼식에 가서 영입을 얘기했다. 전화도 많이 했다. 이명주가 군대를 언제 가야하는지 알았기에 예전부터 얘기를 많이 했다"며 웃었다.
황 감독과 다시 만난 이명주. 그 역시 친정팀 복귀 대신 서울 이적을 택한 이유로 황 감독을 꼽았다. 이명주는 "중동에서 경험을 많이 했다. 도전을 하고 싶었다. 포항 팬들에 대한 그리움은 있었다. 아쉽다. '이게 맞나' 생각했다"며 "그러나 황 감독님께서도 서울로 옮겼다. (그 점을 보며) 나 역시 새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하는 것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제 막 서울 유니폼을 받아든 이명주는 "서울은 공격적인 팀이고 우승경쟁을 하는 구단이다. 공격적으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공격수는 아니지만, 득점이나 도움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한다. 감독님께서 원하신다면 잘 준비해서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포항에서 서울로 무대를 옮긴 황 감독과 이명주의 두 번째 동행이 이제 막 시작됐다.
구리=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