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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맹랑해요."
첫 태극마크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란-우즈벡전에서 맹활약을 펼친 '1996년생 센터백' 김민재 이야기를 꺼내자 최강희 전북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런 경기 한번 하고 나면 경험치, 자신감이 쭉 올라가겠지. 엄청 부담되는 경기인데 사람들은 더 잘하길 바라지만 그 정도만 해도 아주 잘한 거지." 김민재는 올시즌 '1강 전북' 최강희 감독이 줄곧 믿고 써온 중앙수비수다. "수비 때 절대로 뒤로 물러서지 않고, 적극적으로 도전한다. 영리한 플레이를 할 줄 안다. 백패스보다 전진패스를 하고, 빌드업도 좋다. 신장에 비해 발도 빠르다"고 칭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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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의 자질을 증명해야 하는 자리, 그는 '핫한 수비수'의 이름값을 기록으로 증명해 보였다. 6일 우즈벡전에서 51번의 터치, 42번의 패스가 그를 거쳤다. 패스성공률은 73.8%였다. 히트맵 중앙과 측면 곳곳에 그의 뜨거운 발자취가 또렷이 남았다.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했다. 막내로서 가장 많이 헌신하겠다던 각오 그대로였다. "1강 전북에서 이동국, 김신욱, 이재성 등 월드클래스 공격수들과 매경기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큰 훈련이 된다"던 스물한살의 수비수가 또 한뼘 자랐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런 선수들은 대표팀에 다녀오면 성장한다. 대표선수들과 훈련, 경기를 하고 오면 정신적, 실력적으로 성장한다. 예전에는 건방져진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김)민재는 전혀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 도전적이고 대담하고 긍정적이다. 또래보다 일찍 대표팀을 경험하고 그렇게 단계를 밟아가면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우즈벡전 직후 본인의 각오도 다르지 않았다. "형들의 도움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을 뿐이다.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뛰겠다.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