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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가 재미있어야 하는데..."
최순호 포항 감독은 담담한 표정이었다. "달리 수가 없다. 사생결단이다." 전북전 패배 뒤 선수단과 '단체 사우나'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했다는 최 감독은 "(전북전 같은 패배를 당하면) 선수단이 침울해질 수밖에 없다. 나라도 나서서 뭔가 말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경기 외적인 이야기들로 분위기를 추스르면서 안정감을 찾는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승부는 예상대로 난타전이었다. 전반 15분 룰리냐의 헤딩골로 기선을 제압한 포항은 전반 22분과 후반 8분 연속 실점하면서 역전을 내줬다. 선수들의 시선은 땅을 향했고 벤치의 최 감독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모두가 '패배 공식'을 떠올렸다.
이날 승리로 포항은 승점 37이 되면서 강원(승점 41)과의 격차를 4점으로 줄였다. 그룹A 진출 가능성을 이어간 것 뿐만 아니라 전북전 대패의 여운까지 지운 짜릿한 승리였다. 또한 울산 현대에 이어 K리그 두 번째로 통산 500승 달성의 기쁨도 누렸다. 강원은 이날 이범영 대신 신예 강모근에게 골문을 맡겼지만 4실점을 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