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만 타면 사방팔방으로 번져가는 '들불'같다.
하지만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단 멕시코는 '북중미의 제왕'이다. 북중미 최강자를 가려내는 골드컵 우승만 10회에 달한다. 러시아월드컵 북중미예선에서도 1위를 차지, 당당히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
멕시코의 기본 포메이션은 4-3-3이었다. 공격진은 '치차리토'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웨스트햄)를 축으로, 좌우에 이르빙 로사노(PSV아인트호벤), 카를로스 벨라(소시에다드)를 세웠다. 안드레스 과르다도(베티스), 디에고 레예스, 헥토르 에레라(이상 포르투)가 중원에 포진했다.
오소리오 감독은 벨기에전 90분 동안 전형을 수 차례 바꿨다. 스리백 전환은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의 숫자도 수시로 바꾸며 벨기에를 상대했다.
|
가장 돋보였던 건 역습의 속도. 에르난데스, 로사노, 벨라는 항상 하프라인 부근을 지키고 섰다. 멕시코 수비가 공을 따낸 뒤 단번에 벨기에 수비 뒷 공간으로 찔러주면 빠른 속도로 파고들었다. 이 과정에서 주목할 점은 에르난데스의 움직임. 에르난데스는 최전방 공격수지만 측면의 벨라, 로사노 보다 한 박자 늦게 침투했다. 수비수들의 눈이 측면 공격수들에게 쏠린 틈을 타 빈 공간으로 쇄도하기 위함이었다.
에르난데스가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면 2선의 과르다도, 에레라를 포함, 풀백 살시도와 라윤까지 벨기에 페널티박스 근처로 올라왔다. 세컨드 볼 싸움에 힘을 싣는 동시에 중거리 슈팅을 노리는 포석. 벨기에 입장에선 누가 수비수고, 누가 공격수인지 제대로 분간키 어렵다. 멕시코의 골은 이런 혼란 속에서 호쾌한 슈팅을 통해 터져나왔다. 득점원이 다양한 것도 이 때문. 멕시코가 월드컵 북중미 예선서 기록한 16골, 이는 무려 11명의 합작품이었다.
|
화끈하고 다채로운 멕시코의 공격, 그 뒤엔 그림자도 있었다. 바로 수비 집중력이다. 특히 상대 2선 침투에 매우 고전했다. 멕시코의 '고질병'이다. 무게중심을 공격에 두고 싸우는 탓이다. 오소리오 감독도 이 점을 의식, 벨기에전엔 사실상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운영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후반 실점이 많은 것도 약점이다. 최근 A매치 5경기에서 내준 8점 중 절반이 넘는 6점을 후반에 허용했다. 다혈질 성향으로 심리전에 쉽게 휘말려 위험지역 파울을 자주 범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