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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환희, 세 번의 좌절이었다.
하지만 이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은 3462명의 팬은 극적인 승리를 따낸 수원 뿐 아니라 패한 인천 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팬들의 마음을 터치한 건 바로 '공격축구'였다. 인천은 전반과 후반 초반 골을 넣고 리드를 하면서도 수비라인을 내리지 않고 더 많은 골을 넣기 위해 전진했다. 잠그는 축구도 전략이 될 수 있겠지만 이기형 인천 감독의 선택은 공격이었다.
이 감독은 그라운드에 뛰던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뚝심있게 밀어붙였다. 올 시즌 인천은 잘 뽑은 외국인 공격수들로 공격축구를 구사하고 있다. 스트라이커 무고사, 공격형 미드필더 아길라르, 호주 출신 윙어 쿠비가 발 빠른 문선민과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무고사는 6경기에서 5골을 터뜨렸고 문선민은 8경기에서 4골을 폭발시켰다. 아길라르는 북중미 특유의 개인기와 킬 패스, 날카로운 슈팅으로 다재다능함을 뽐내고 있고 쿠비는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상대 측면을 허물고 있다. 득점찬스에서 골만 터졌어도 수원이 와르르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멋진 결과는 시간과 노력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함수다. 공격축구 구사로 인한 시행착오는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한다. 원하는 결과가 따라주지 않는다고 움츠러 들면 안된다.
이 감독은 경계선상에 서 있다. 불안감도 토로했다. "사실 딜레마다. 공격적인 면은 잘 만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수비전환이 문제다. 적극적인 압박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긴 하다. 다만 승리가 없다는 것이 스트레스다."
이 감독에게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꿋꿋하게 과정을 채워가면 결과는 따라오기 마련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