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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최다 출전' 기성용, 점점 더 커지는 주장 책임감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8-05-22 15:57 | 최종수정 2018-05-22 21:04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의 서울광장 출정식이 2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주장 기성용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5.21/

주장의 책임감, 그 무게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베테랑 이근호(34·강원)가 부상으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명단에서 빠졌다. 권창훈(24·디종)과 이근호가 빠지면서 대표팀 공격진에 비상이 걸렸다. 무엇보다 이근호는 대표팀 맏형이었다. A매치 통산 84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경기장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다독이는 큰 형님이다. 그러나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가뜩이나 베테랑이 부족한 대표팀에 큰 악재다.

이근호의 이탈로 대표팀 주장 기성용(29·스완지 시티)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기성용은 통산 A매치 99경기 출전으로 대표팀에서 경험이 가장 많다. 이번 월드컵이 개인 통산 세 번째.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에는 김보경 이승렬 다음으로 나이가 가장 어렸다. 막내 축에 속했던 기성용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거치며 폭풍 성장했다. 이제는 주장 완장을 차고 세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오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온두라스전에 출전하면, A매치 100경기째가 된다. 한국 선수로 역대 10번째 기록.

어느덧 고참급 대열에 합류한 기성용은 역할이 많다. 우선 경기력이나 경험적인 면을 두루 살폈을 때 미드필드진, 허리의 중심이다. 중앙 미드필더에서 기성용 만한 자원이 없다. 사실상 기성용을 중심으로 포메이션이 꾸려진다.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명단 발표 당시 "기성용의 파트너를 찾을 이유는 없다"면서도 "좋은 선수이고 우리 팀의 핵심 선수다"라고 밝혔다. 그 정도로 공격과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미드필드진에선 기성용과 함께 이청용(78경기) 구자철(65경기)의 경험이 가장 많다.

경기장 밖에서도 기성용은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 특히, 이번 대표팀은 명단 발표를 전후한 줄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플랜B를 가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승우 오반석 문선민 등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들도 있다. 경험 없는 후배들의 도우미 역할도 해야 한다. 기성용은 21일 출정식에서 "대체 선수들이 잘해줄 것이다. 남은 선수들이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할 것이다. 선수들과도 얘기를 나누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위의 믿음은 확고하다. 기성용의 '대표팀 롤모델'이자 주장을 역임했던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은 "기성용은 스스로 경험하고 봤던 주장들의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낼 것이다. 그는 이미 주장으로 팀이 좋았던 시절, 안 좋았던 시절을 모두 경험했다. 주장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큰 조언이 없어도 될 것 같다. 월드컵에서 주장을 하면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믿음을 보냈다.

경험과 함께 성숙해진 주장 기성용. 안팎으로 힘든 상황에 처한 대표팀 내에서 그를 향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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