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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말컹(경남)은 두가지 다짐을 했다.
말컹은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말컹은 K리그1 최고의 별로 우뚝 섰다. 말컹은 3일 열린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 어워즈에서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했다. 말컹은 31경기에서 26골을 넣는 괴물 같은 득점력으로 경남을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로 이끌었다. 말컹은 K리그1과 2에서 MVP와 득점왕을 모두 거머쥔 유일한 선수가 됐다. 단 2년만에 이뤄낸 역사다. 말컹은 "MVP를 수상하고 너무 좋아서 잠도 못잤다"며 "브라질에 있는 가족들로부터 밤새 축하 전화를 받았다"며 웃었다.
스스로 다짐, 또 다짐하고 나선 시즌이지만, 부담감은 컸다. 모두가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펼치는지 지켜보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자신감은 있었다. 말컹은 "지난 시즌 2부에 있을때 FA컵을 치렀다. 울산, 대구 등 K리그1 팀을 상대했다. 경기를 잘했다. 대구를 상대로는 골도 넣었다. 분명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그의 자신감이 현실이 되는데는 단 한경기면 충분했다. 말컹은 상주와의 개막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K리그 첫 개막 해트트릭이었다. 말컹은 "이 해트트릭이 올 시즌을 치르는데 있어 결정적인 터닝포인트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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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컹은 자신을 깨운 김종부 감독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말컹은 "김 감독님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사람, 이 순간까지 올 수 있게 만든 사람, 한국에서 제일 뛰어난 감독"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한국행은 말컹의 인생을 바꿨다. 말컹은 한국에서 축구를 다시 배웠고, 프로선수로서 태도도 다시 배웠다. 사실 말컹은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왔다.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그냥 당장 눈 앞의 만족스럽지 못하던 상황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2013년 주리그 최종전에서 파우메이라스를 침몰시키고 팀을 잔류시키는 극적인 결승골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말컹은 이후 추락을 거듭했다. 재능은 인정받았지만 더이상 발전은 없었다. 농구를 좋아하던 말컹에게 축구는 그저 엄마를 돕기 위한 돈벌이 수단이었다. 하지만 이제 달라졌다. 축구로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는 "아시아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빅리그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아시아가 주목하는 공격수가 된 말컹은 중국, 중동에서 엄청난 러브콜을 받고 있다. 그의 거취는 초미의 관심사다. 중국, 중동의 부자구단들이 돈다발을 싸들고 유혹하고 있다. 몸값도 천정부지로 올랐다. 예상 이적료+연봉만 해도 180억원에 달한다. 한국에 올 당시 몸값의 100배 이상이 뛰었다. 말컹은 어느 곳에서 뛰든 초심을 잃지 않을 생각이다. 언제나 당당한 그답게 앞으로의 포부 역시 말컹 다웠다. "어디서 뛰든, 어디에 있든 그곳에서 역사를 쓰고 싶다. 물론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떤 경기를 뛰든 항상 첫 목표는 득점왕이다. 그게 말컹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