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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를 3년 만의 상위 스플릿으로 이끈 비결은 '알짜 영입'이었다. 최순호 포항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먼저 7월 28일 유망주 정원진을 FC서울에 보내는 대신, 이석현을 데려왔다. 많은 팬들이 의외의 트레이드라고 했지만, 최 감독은 확신이 있었다. 그는 7월 11일 서울과의 경기를 앞두고 대구-서울전(7월 8일)을 분석했다. 그 때 마침 선발 출전한 이석현이 눈에 들어왔다. 최 감독은 "사실 그 전까지는 이석현을 잘 몰랐다. 그런데 경기를 보니 패스 연결이 좋더라. 이후에도 플레이가 기억에 남아 있었다. 정원진을 키우려고 했지만, 아쉬웠다"고 회상했다. 이석현은 빠르게 팀에 녹아 들었다. 포항에서 뛴 18경기에서 5득점-4도움으로 활약했다. 이제는 팀 중원의 핵심이 됐다.
그리고 7월 31일 또 하나의 깜짝 영입이 있었다. 그 주인공은 K3 경주시민축구단에서 뛰던 공격수 김지민. 아마추어 리그 소속 선수를 영입하자 팬들은 의아해했다. 이 역시 최 감독의 선택이었다. 그는 "동계 훈련과 시즌에서 제테르손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그런데 MOU를 맺고 있는 경주시민축구단에서 김지민을 봤다. 기본적으로 공을 잘 찼다"고 했다. 구단 내부의 반대도 있었다. 하지만 포항은 반등하지 못했고, 재검토 끝에 김지민의 영입을 확정지었다. 김지민 역시 17경기에서 4골-1도움을 기록했다. 악착 같은 플레이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제 최 감독은 다음 시즌을 구상하고 있다. 대형 영입이 없더라도 착실한 보강을 하려고 한다. 외국인 선수 영입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만만치 않은 전력을 꾸릴 수 있다. 최 감독은 "그래도 내년에 큰 걱정은 없다"고 했다. 팀의 조직력이 좋아지고 있고, 새 얼굴들의 발전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 그는 "김지민과 김도형은 체격이 좋은 선수들은 아니다. 하지만 겨울 동안 체력 훈련과 전술 훈련을 같이 하면 더 좋아질 것이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