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울산미포구장에서 진행된 23세 이하(U-23) 대표팀 훈련.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프로부터 고등학생까지 폭 넓게 불러들인 소집 명단,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고려대의 신재원이다. 신재원은 지난 10월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훈련에 이어 또 한 번 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수비수지만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는 멀티 자원이다. 여기에 신태용 전 A대표팀 감독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눈길이 한번 더 간다.
김 감독은 특정 선수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듯했다. 그는 "주목 받을 일은 아니다. 가능성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이번 소집에는 그 연령대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가 다 들어왔다. 폭을 넓히기 위해 선수들을 다 부른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선수 평가는 보류한 채 옥석 가리기에 몰두 중인 김 감독. 그는 "이 선수들을 데리고 어떻게 경기를 해야하는지 그려야 한다. 없는 것은 없다. 하지만 이 안에서만 한다면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것이다. 지금은 그림을 그릴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그림 그리기를 준비하는 방법은 다소 특이하다. 역발상이다. 그는 "사실 A대표팀이나 19세 이하(U-19) 대표팀은 숙달된 것을 하지만, 우리는 노출된 문제점을 통해 걸러내야 한다. 걸러내면 나름대로 될 것이다. 20일 A대표팀과 경기를 하는데 골을 많이 먹어야 한다. 그래야 잘못된 것을 알고 고칠 수 있다. 문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감독은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18일 U-19 대표팀과의 경기에서 1대2로 패한 것을 두고 쓴소리를 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을 혼냈다. 자세, 준비가 안 됐다고 했다. 소집 발표가 난지 2주가 지났다. 진짜 대표팀에 들어오려면 눈에 독을 품고 해야 한다. 시험을 보는데 공부를 안 하고 잘 볼 수는 없다. 그렇지 않으면 호랑이 마크(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고 한 마디 했다"고 했다.
울산=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