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제 꾀에 제가 넘어간다'더니 바레인이 꼭 그랬다.
한국은 22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2019년 UAE아시안컵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 1-1로 비긴 뒤 연장 혈투에 들어갔다.
당돌한 '꾀돌이' 김진수는 연장 전반 5분 홍 철의 대체 멤버로 투입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마지막으로 쓴 교체카드였다.
크로스된 공은 낮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때 번개같이 달려든 김진수가 다이빙을 하며 헤딩, 골망을 강하게 흔들었다. 골이 터질듯, 말듯 하는데 가슴졸였던 축구팬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사이다같은 골이었다.
무엇보다 상대의 교묘한 침대축구에 찬물을 끼얹은 골이라 더 시원했다. 바레인은 중동국가 중에서도 침대축구에 유독 강한 팀으로 불렸다.
이날도 어김없이 침대축구가 나왔다. 신종 상품인듯 주인공은 선발 골키퍼 슈바르였다. 슈바르는 정규경기 후반 종료 직전부터 다리에 쥐가 난다며 쓰러지기 시작했다. 당시 스코어는 1-1.
한국은 교체카드 3장을 썼고, 바레인은 1장을 사용한 상황이었다. 연장으로 끌고가면 바레인에게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던 모양이다.
경기를 중계하던 신태용 해설위원도 답답했는지 "90분을 뛴 필드 플레이어들도 멀쩡한 데 골키퍼가 쥐가 난다면 시간을 끄는 것은 좀 그렇다"고 말했다.
연장전 시작 시간이 됐는데도 축구화를 신는다면서 시간을 질질 끌던 슈바르 골키퍼는 연장 전반 9분이 되자 또 쓰러졌다. 한국의 공세의 고삐를 죄기 시작하자 타이밍을 빼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결국 바레인은 파단 골키퍼로 교체를 준비했지만 슈바르는 들것이 들어올 때까지 자꾸 쓰러지며 시간을 끌었다.
하지만 이게 독으로 돌아왔다. 주심은 슈바르가 시간을 끈 시간을 감안해 연장 전반 추가시간 2분을 부여했다. 때마침 교체 투입된 파단 골키퍼는 A매치 첫 출전이라 첫 골킥부터 실수를 범하며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계속 이어진 한국의 공격 상황에서 김진수의 골이 나왔다. 슈바르가 침대축구로 지연시켰던 덕분에 주어진 추가시간에 나온 골이다.
이번 아시안컵에 합류하기 전 부상으로 인해 출전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했던 김진수는 조커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며 8강 진출의 선도자가 됐다. 침대축구를 확실하게 무너뜨렸으니 기쁨은 더했다. vanbaste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