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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이형은 지금도 잘 한다. 국가대표팀에 추천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전북 새 사령탑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 출신)은 베이징전서 이동국 카드를 김신욱 보다 먼저 썼다. 대구FC와의 개막전(1대1)에선 김신욱을 선발, 이동국을 교체로 투입했다. 당시 전북의 공격 완성도는 떨어졌다. '선 수비 후 역습'을 펼친 대구 상대로 전북의 '닥공(닥치고 공격)'이 잘 안 통했다.
이동국은 베이징전서 나이 40세 선수라고는 믿기 어려운 경기력와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날렵한 선수는 아니다. 그렇다고 움직임의 폭이 아주 넓은 공격수도 아니다. 그런데 베이징전에선 이상하리 만큼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했고, 상대 수비수를 압박했다. 그 과정에서 옐로카드(경고)를 한장 받기도 했다. 이 점은 최강희 감독 때와 지금 모라이스 감독 아래에서의 차이다. 최강희 감독은 이동국에게 많은 주문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외국인 모라이스 감독은 K리그 레전드 이동국을 존중하지만 젊은 선수와 똑같은 경쟁을 요구한다. 이동국은 훈련 때 경쟁에서 이겨 선발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동국의 결승골로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에서 첫승을 챙겼다. 모라이스 감독은 아이 처럼 뛰면서 좋아했다. 이동국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동국은 베이징전 골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개인 통산 최다인 37호골을 기록했다. 이동국이 앞으로 골을 추가할 때마다 기록은 자체 경신된다. 그는 "어차피 기록은 깨진다. 지금 보다 은퇴할 때 기록을 갖고 있는게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은 '기록의 사나이'다. K리그 통산 215골-75도움을 기록 중이다.
이동국과 동갑 친구인 현영민 해설위원은 "이동국은 언제 봐도 변함이 없다. 지치는 걸 모른다"고 말한다. 김상식 전북 코치는 이동국의 건강함과 회복력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그는 "이동국은 뭐든 잘 먹고 금방 피로를 푼다. 같이 술을 먹어보면 회복 속도에 놀란다"고 말했다. 지금의 이동국을 만든 아버지 이길남씨도 기골이 장대하다.
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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