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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뼈아픈 패배였다. 수원은 전반 27분 염기훈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9분 뒤 상대에 페널티킥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수원은 경기 종료 직전 성남에 결승골을 내주며 패했다. 그라운드에서 뛰던 선수들은 힘이 빠진 듯 주저앉았고, 벤치에 있던 이 감독은 허탈한 듯 그라운드를 바라봤다. 시즌 첫 승을 기대하며 목청 높여 응원하던 2000여 명의 팬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야말로 씁쓸한 뒷모습이었다.
수원은 올 시즌 이 감독 체제로 새 단장을 마쳤다. 이 감독은 김태환 고명석 등 어린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하며 새바람을 예고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수원은 울산(1대2)에 이어 전북(0대4)에도 패했다. 특히 전북전에서는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수비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변화의 칼'을 꺼내 들었다. 그는 성남전에 민상기 구자룡 등 베테랑을 투입했다. 이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동계 전지훈련에서 잘해줬다. 하지만 연습과 실전은 별개였던 것 같다. 선수들이 그동안 했던 것의 50%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교체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 감독의 교체 카드는 성공하지 못했다. 경기 막판 뼈아픈 실점을 허용했다. 이 감독은 "개막 3연패다.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로 수원은 2001년 이후 아디다스컵 이후 18년 만에 개막 3연패에 빠졌다.
수원은 충격의 3연패를 안고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만난 오아시스와 같다. 이 감독은 '다시'를 외쳤다. 그는 "A매치 휴식기 동안 팀을 다시 정비하겠다. 3경기에서 연달아 실점했기에 수비부터 중점적으로 다시 훈련하겠다. 선수들이 다시 경기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팀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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