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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의 대전 코레일이냐, 자존심의 수원 삼성이냐.
1차전은 0대0으로 마무리됐다.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만큼 코레일 쪽에 조금 더 유리한 구도기는 하지만, 2차전이 수원의 홈에서 펼쳐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코레일의 돌풍은 이변이 아니다
경기 내용이 더 인상적이었다. 대개 약팀이 강팀을 상대할때 자신의 원래 전략을 버리고, 선수비 후역습 카드를 꺼낸다. 코레일은 달랐다. 코레일만의 색깔인 패싱게임을 밀어붙였다. 자신의 색깔을 유지한채 K리그팀들 모두 이겼다.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상대를 압도했다. 코레일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단 첫 경기는 이전에 보여준 경기만큼은 아니었다. 코레일은 10월26일 리그 종료 후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 것이 독이 됐다. 코레일은 올 시즌 리그, 내셔널선수권, 전국체전, FA컵을 병행하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긴 시간 휴식을 취했지만 경기 감각이 아쉬웠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점은 2차전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다.
▶수원은 마지막 배수진을 쳤다
수원은 1차전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경기력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김승희 감독 코레일 역시 "수원이 결승에 올라온 것만큼 이전보다는 날카로워 졌다"고 평했을 정도. 문제는 마무리였다. 초반 찬스를 계속해서 놓치며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올 시즌 내내 수원의 발목을 잡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임생 수원 감독도 "고민이다. 연습 말고도 심리적인 부분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수원은 9월말~10월초 때와 비교하면 상황이 한결 낫다. 9월 A매치 여파와 K리그1 파이널A 싸움 등으로 인해 FA컵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지 못했다. 수원은 핵심 자원들을 모두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수비는 다소 문제가 있지만 김민우 염기훈 전세진 한의권 등이 모두 최상의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 1차전에서도 괜찮은 움직임이었다.
FA컵 준결승 1차전 충격패 이후 사퇴 배수의 진을 쳤던 이임생 감독은 두 단계 아래의 리그팀과의 맞대결이지만, 가장 최근 경기까지 꼼꼼하게 비디오 분석을 했고, 만에 하나 벌어질 일을 대비해 전력 외 선수인 베테랑 공격수 데얀까지 명단에 포함했다. 동기부여도 코레일 못지않다. 파이널B로 추락한 자존심을 되살려야 한다. 우승 시 FA컵 최다우승팀(5회)으로 우뚝 선다. 내년도 ACL 진출권은 보너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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