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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까지 이어진 '감정', 고메즈 목 움키려던 스털링 英대표팀 제외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19-11-12 18:00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잉글랜드 축구대표팀 핵심 공격수 라힘 스털링(24·맨시티)이 주중 A매치에 결장한다.

부상? 아니다. 경고누적? 아니다. 대표팀 동료와 다툼을 일으켜 영국축구협회(FA)로부터 자체 징계를 받았다. 14일 오후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릴 몬테네그로와의 유로2020 A조 8차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볼 예정이다. 5승1무 승점 15점으로 조 1위인 잉글랜드는 이날 승리시 17일에 펼쳐질 3위 코소보(승점 11점)와의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본선 직행 티켓을 딸 수 있다. 그러한 중요한 경기에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과 함께 유로 예선 팀 최다골(8골)을 기록 중인 스털링을 제외키로 했다. 왜일까.

그만한 이유가 있다. 스털링은 11일 오후 대표팀 훈련센터인 세인트 조지 파크에서 조 고메즈(리버풀)과 충돌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식당에 내려온 고메즈를 향해 스털링이 덤벼들었다. 그리고는 '아직도 네가 빅맨이라고 생각하느냐'고 고함치며 고메즈의 목을 움켜쥐려고 했다. 식당에 모인 선수들은 처음에 두 선수가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한 뒤 우르르 달려가 물리적 충돌을 막았다.

두 선수는 소집 하루 전인 10일 오후 안필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감정 싸움을 벌였다. 후반 42분경 스털링이 고메즈가 소유한 공을 빼앗는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이 발생했다. 잔뜩 흥분한 스털링이 고메즈에게 달려갔는데, 키가 한 뼘 더 큰 고메즈가 스털링을 내려다보며 강하게 밀쳤다. 리버풀의 3대1 승리로 끝난 경기를 마치고 두 선수는 악수하고 포옹하며 화해 무드를 조성했다. 고메즈는 경기 중 일어난 해프닝쯤으로 여겼으나, 스털링 마음에 앙금이 남아있던 모양이다.

스털링은 곧바로 고메즈와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공개 사과했다. 하지만 FA는 사과만으론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은 스털링과 고메즈 사이의 '감정'이 몬테네그로전을 치르는 대표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판단해 에이스를 명단에서 뺐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결정을 순순히 받아들인 스털링은 SNS를 통해 몬테네그로전 승리를 기원했다.

소속팀간 라이벌 의식이 강한 유럽과 남미에선 이러한 일이 종종 발생한다. 호화멤버를 자랑하던 잉글랜드와 스페인이 1990년대와 2000년대 초중반 국제대회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융화'다. 맨유와 리버풀, 아스널과 토트넘,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와 같이 라이벌 클럽에 속한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만나면 말을 섞지 않고 패스를 주고받지 않는 일이 허다했다. 스털링의 전현 소속팀인 리버풀과 맨시티는 프리미어리그 패권을 다투는 신흥 라이벌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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