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1강' 인천 현대제철의 캡틴, 정설빈은 11일 전무후무한 WK리그 통합 7연패의 위업을 이룬 후 '강팀의 자격'을 이야기했다. .
인천 현대제철은 11일 오후 7시 인천 남동경기장에서 펼쳐진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수원도시공사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27분 따이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수원에서 열린 1차전에서 0대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날도 후반 중반까지 수원도시공사의 압박 수비에 고전했다. 그러나 원샷원킬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비야의 크로스에 이어 따이스가 날아오르며 차올린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 현대제철이 1-2차전 합산 스코어 1대0으로 앞서며 통산 7번째 별을 가슴에 달았다. 올시즌 사상 첫 정규리그 무패(24승4무) 우승을 달성한 인천 현대제철이 안방에서 2013년 이후 7시즌 연속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정설빈은 "1차전 무승부 후 우승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위기를 넘기는 것이 좋은 팀이고 강팀"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는 것이 강팀의 자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통합 7연패의 비결에 대해 "팀 선수들 간의 끈끈한 조직력"이라고 답했다. "올해는 어려운 시기가 유난히 많았다. 개인보다 팀으로서 똘똘 뭉쳐야 잘된다는 생각으로 하나가 됐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무거웠지만 혼자 끌고 가기보다 팀 전체가 모두 리더가 돼서 서로 대화를 많이 나누려 했다.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된 것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우리 현대제철 회사도 어렵다고들 했는데 직원분들께 기쁜 소식을 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모구단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첫 무패 우승에 만족하지 않았다. "챔피언결정전 일정이 남아 있어서 무패 우승을 즐기지 못했다. 내년에도 가능하다면 무패 우승을 꼭 하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이날 짜릿한 결승골로 '퀸 오브 더 매치(Queen of the Match)'에 선정된 따이스 역시 7연패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브라질 듀오 비야와 따이스는 지난 7년간 인천 현대제철의 절대 1강 시대를 이끌어온 해결사 투톱이다. 따이스는 "7번째 별을 달았다. 첫 번째 별을 달았을 때와 기분은 똑같다. 올해 감독님이 바뀌고 힘든 부분도 많았지만 7연패 목표를 이뤘다"고 돌아봤다. "8연패, 9연패, 10연패까지, 결코 만족해선 안된다. 매시즌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년간 WK리그에서 롱런을 이어온 비결을 묻자 따이스는 "7년동안 잘 지도해주신 최인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는 말로 전임 감독에게 공을 돌렸다. "내겐 가족과 같은 팀 선수들과 서로 의지하고 서로 믿어주고 아껴준 덕분"이라며 동료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했다. MVP 상금 200만원을 어떻게 쓸 것이냐는 질문에 따이스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선수들에게 한턱 쏘겠다"며 활짝 웃었다. 인천 현대제철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올해 처음으로 개최하는 여자클럽챔피언십에 한국을 대표해 출전한다. 26∼30일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대회에는 2018~2019시즌 호주 W리그 챔피언 멜버른 빅토리, 2018년 일본 나데시코리그 챔피언 닛폰 TV 벨레자, 2019년 중국 여자 슈퍼리그 챔피언 장쑤 쑤닝 LFC가 참가한다. 정설빈은 '1강' 인천 현대제철의 이름으로 나서는 국제대회에 남다른 사명감을 드러냈다. "올해 처음 열리는 대회다. 남은 기간동안 최대한 회복해서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면서 "현대제철이라는 클럽을 통해 다른 리그 최고 팀들과 붙는다는 것이 대표팀과는 또다른 느낌이다. 이 또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설빈은 선수로서 최근 여자축구에 대해 달라진 관심과 투자를 깊이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첫 여자클럽챔피언십(용인),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제주) 국내 개최를 성사시켰고, 2023년 여자월드컵 유치를 위해 매진중이다. 이날 챔피언결정 2차전 현장에서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전무, 전한진 사무총장, 오규상 여자축구연맹 회장 등이 경기직관은 물론 시상식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진심을 다해 우승, 준우승 선수들을 축하했다. 정설빈은 "매년 시상식도 더 좋아지고, 협회에서 더 많이 신경 써주시는 것을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 매년 환경이 좋아지는 만큼 선수들도 발전해나가야 한다"면서 "저희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유소녀 후배들에게도 좋은 환경이 주어질 것이라는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후배들이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우리가 더 잘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