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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현실을 냉철하게 판단한 최용수 감독의 승리였다. 그렇게 FC서울이 3년 만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무대에 복귀하게 됐다.
대구 안드레 감독 역시 "올해 ACL 첫 경험을 하며 우리가 더 높이 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졌다"며 재도전에 대한 열의를 불태웠다. 대구는 조별리그에서 무려 3승을 거뒀지만 아쉽게 16강 진출에 실패했었다. ACL 첫 경험이었기 때문에 리그, FA컵 등 힘든 일정 소화에 대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서울은 대구전을 앞두고 걱정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까지 서울의 3위 확정을 의심한 이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은 파이널 라운드에 들어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스스로 대구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서울은 엄청난 하락세였고, 대구는 기세가 올랐다. 여기에 홈팬들 열기가 가장 뜨거운 대구 원정 경기였다. 서울이 올시즌 대구를 상대로 3전승을 거뒀지만 최 감독은 냉정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최 감독의 의지가 경기에 그대로 드러났다. 포메이션은 3-5-2였지만, 양쪽 날개 선수들이 사실상 5백에 가깝게 내려와 수비에 집중했다. 중원의 알리바예프, 오스마르, 이명주도 수비에 비중을 더 뒀다. 공격은 90% 이상 박동진의 뒷공간 침투 역습에만 의존했다. 수비 진영이 흐트러질 수 있는 공격은 거의 시도하지 않았다.
대구 안드레 감독은 경기 전 "선 수비 후 박동진의 역습으로 서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투지 넘치게 뛰는 서울 수비를 대구는 쉽게 깨지 못했다. 전반 슈팅 0개가 모든 걸 보여주는 기록이었다.
후반에도 서울의 수비는 견고했다. 자존심을 버리고, 철저히 상대 공격을 막는 데만 치중했다. 그렇게 0대0 경기를 만들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우리가 준비한대로 상대의 공간을 지우고, 키플레이어 선수들에 대한 압박 수비를 했다. 원했던 경기 내용이 나왔다. 상대 공격진이 위력적이었다. 라인을 뒤로 내렸다. 오히려 급한 상대 심리를 이용한 점도 있었다. 우리가 방심했다가는 상대 세징야, 에드가, 김대원에게 실점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전략을 잘 이행해줬다"고 말하며 "이제 끝났다. 서울의 명예 회복에 선수들이 앞장서줬다. 선수들이 큰 박수를 받아도 된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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