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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최근 K리그는 '1강' 전북의 세상이었다. 2014년 이후 5시즌 중 4시즌을 우승한 전북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구단은 전무했다. 지난해 전북은 스플릿리그가 시작되기도 전에 일찌감치 리그 우승을 확정 지었다. K리그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도 '독주'보다는 '경쟁'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시즌 초 김 단장은 "울산 현대는 전북 현대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라고 호언했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이었다. 지난해 FA컵 2연패를 노렸던 울산은 대구에 고전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김 단장, 김현희 사무국장을 비롯한 프런트들은 '3년차' 김도훈 감독을 향한 흔들림 없는 신뢰를 보냈다. 지난 시즌 베테랑 이근호, 박주호, 믹스를 영입했던 울산은 새시즌 우승을 목표로 리그 최고, 최강의 영입을 단행했다. 리그에서 검증된 공격수 주민규와 미드필더 김보경, 신진호, 김성준을 잇달아 영입했다.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에 김도훈 감독은 성적으로 보답했다. 개막후 8경기 무패를 달리며 1위에 오른 이후 시즌 내내 선두권을 놓치지 않았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전북보다 앞섰다. 유리한 고지에서 마지막 휘슬까지 우승의 희망을 이어갔다. '어우전(어차피 우승은 전북)'이라는 전통적 구조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고, 마지막 순간까지 1강 전북을 위협하며 흥미진진한 K리그를 만들었다.
37라운드 전북전에는 1만9011명 올시즌 최다 관중이 울산종합운동장을 가득 메웠고, 38라운드 최종 포항전에선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1만5000여 명의 팬들이 "별이 되어!"를 부르며 울산의 우승을 염원했다.
마지막 동해안더비는 울산에겐 뼈아프지만 K리그 팬들 입장에선 또 하나의 더비 스토리를 빚어냈다. 단언컨대 올시즌 동해안더비는 서울-수원의 슈퍼매치를 뛰어넘을 만큼 매경기 뜨겁고 치열했다. 모든 면에서 K리그에서 가장 수준 높은 명품 더비로 자리잡았다.
시즌은 끝났지만 축구는 계속된다. 김광국 울산 단장은 "우리의 슬픔에 공감해주시는 팬들이 더 많이 늘어난 것, 리그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내년에 울산의 변화를 지켜봐달라. 참담과 슬픔을 떨치고 1위에 걸맞은 내용과 구성을 가져가겠다"고 약속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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