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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불과 1년이었다. 1년만에 준우승이라는 기적 같은 '동화'가 강등이라는 충격의 '비극'으로 바뀌었다.
경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리빌딩에 나섰다. 팀의 핵심이었던 말컹, 최영준 박지수를 팔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조던 머치, 한때 국제축구연맹(FIFA) 선정 100대 유망주에도 이름을 올렸던 룩을 비롯해, 송주훈 김승준 이영재 박기동 등을 영입했다. 분명 지난 시즌보다 업그레이드된 전력이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조던이 향수병으로 팀을 떠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지만, 분명 강등될 스쿼드는 아니었다.
적은 내부에 있었다. 프런트의 수장인 조 대표와 선수단을 이끄는 김 감독은 시즌 내내 '헛발질'을 이어갔다. 조 대표는 시즌 개막 전부터 실언으로 홍역을 치렀다. 허환구 창원시설공단 이사장이 간부회의에서 "경남 대표이사와 각별한 사이인데 김종부가 쓸데없이 2위 해가지고 피곤하다고 한다. 연봉 많이 달라해서 죽을 지경"이라는 말을 전했고, 이 말은 세상에 알려졌다. 조 대표는 이후 사과를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직원들과 크고 작은 갈등을 이어갔다. 한 두명이 아니었다.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줬던 지난 2년과 달리 조 대표의 목소리는 갈수록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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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기 다른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고, 그나마도 원래 포지션이 아닌 자리에 기용하기 일쑤였다. 제대로 조직력이 나올리 만무했다. 소통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김 감독은 원래 소통이 약한 지도자였다. 하지만 성적 부진으로 스트레스는 커졌고, 선수들에게 화살을 돌리는 횟수가 늘어났다. 그나마 선수단 지원팀에서 선수들을 달래며 시즌을 끌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둘의 관계였다. 조 대표와 김 감독은 일찌감치 서로에게 등을 돌렸다. 김 감독의 연봉 협상을 기점으로 둘 사이는 급격히 틀어졌다. 둘은 말조차 섞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을 통해 기본적은 소통을 이어갔을 정도다. 일상적인 격려 방문도 없었다. 감독도 이렇다할 보고도 하지 않았다. 대화가 없으니 오해는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사석에서는 서로를 비난하기 바빴다. 당연히 조 대표는 선수단 지원에 인색할 수 밖에 없었다. 당근이 필요한 순간 외면했고, 투자가 필요한 순간 주저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팀의 두 축이 무너져버린만큼, 팀이 제대로 돌아갈리 없었다.
기회는 있었다. 도에서는 조 대표와 김 감독의 교체를 고려한 적이 있었다. 실제 꽤 구체적인 움직임도 있었다. 하지만 구단주인 김 도지사는 이들에 대한 검증 없이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이미 팀이 망가질데로 망가진 상황이었다. 김 도지사의 신임을 등에 업은 둘은 계속해서 '실기'를 반복했다. 터닝포인트를 놓쳐버린 경남의 결과는 눈물이었다. 이번 경남 강등를 통해 볼 수 있는 교훈은 명확하다. 영원한 성공은 없다. 성공에 취해 초심을 잃고, 오만해지는 순간, 위기는 다시 찾아오는 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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