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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감독과 KGC의 훈훈한 만남…통영에 울려펴진 "홍삼 깜언"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12-18 16:12


박항서 감독(가운데)이 KGC가 기증한 홍삼 선물을 받고 23세이하 대표팀의 간판 선수 꽝하이(왼쪽), 하득찐과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GC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황제가 드신다는 귀한 걸…."

18일 오전 경남 통영의 베트남 대표팀 전지훈련장이 한동안 술렁거렸다.

이곳은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60)이 U-23(23세이하) 대표팀 제자들을 데리고 14일부터 22일까지 전지훈련을 하는 곳이다.

이들이 "씬 깜언(매우 고맙습니다)"을 연발한 것은 뜻밖의 귀한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베트남 대표팀 선수단 숙소 앞에 수북하게 쌓인 선물 상자는 홍삼제품이었다.

한국인삼공사(KGC)의 대표 상품으로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홍삼 제품(정관장 홍삼정 에브리타임)이었다.

KGC가 '박항서의 아이들'이 전지훈련 차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듣고 쾌척한 선물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선수들을 자식처럼 아끼고 보살피는 '파파 리더십'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한국을 빛내 준 박 감독의 리더십에 감동한 KGC는 박 감독 측에 조심스럽게 선물 전달 의사를 타진했고, "우리 어린 선수들을 위한 것이라면 고마울 따름"이라는 화답을 받고 정성스레 선물을 준비하게 됐다.

KGC 관계자는 "박 감독의 제자 사랑 만큼이나 한국인의 인심이 얼마나 훈훈한지 보여주고, 베트남 젊은이들이 귀가해서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안겨준다면 더 훌륭한 추억이 될 것 같아 준비했다"면서 "베트남에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준 박 감독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통영=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경남 통영시 통영체육관에서 동계 훈련을 하고 있다.


때마침 베트남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설 명절 등에 부모나 친지에게 선물을 드리는 문화가 있어 선수단 부모에게 전달할 선물을 안겨주자 선수들은 더욱 반겼다고 한다.

특히 베트남서도 인삼을 '명약'으로 여기는 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다. 임종 직전 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인삼을 입에 물리는 옛 풍습이 있다.

민망 황제(베트남 응우옌왕조 제2대 황제)가 전쟁터에 출정하는 장군들의 사기를 북돋우기 위해 하사한 귀중품 역시 고려인삼이었다고 할 정도로 베트남인에게 인삼은 한국 못지 않게 귀한 물건이다.

평소 홍삼 제품을 접하기 힘든 선수들이 '황제의 하사품'으로 여겼던 선물을 한아름 받았으니 통영의 추억이 얼마나 진하게 남을지는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박항서호' 전지훈련을 돕고 있는 디제이매니지먼트의 이동준 대표는 "박 감독님과 한국인의 인정이 KGC를 통해 전달된 것 같아 감사하다. 선물을 받아들고 무척 행복해하는 선수들의 순박한 표정을 보니 뿌듯하기도 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KGC는 이들 선물과 별도로 '박항서호' 선수단이 통영에 머무는 동안 홍삼 건강식품과 음료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동남아시안게임에서 60년 만에 우승을 이끌며 '박항서 매직'을 또 연출한 박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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