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비하인드]'중동 대신 몽펠리에' 윤일록, 돈 대신 꿈을 쫓았다

기사입력 2020-01-19 09:53


사진캡처=몽펠리에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축구에 새로운 유럽파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윤일록(28)이다.

몽펠리에는 18일(한국시각)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한국 국가대표 출신 윤일록을 영입했다'고 전했다. 몽펠리에는 소셜 미디어에도 윤일록의 합류를 알리는 영상을 게시하며 프랑스어(Bienvenue)와 한국어로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윤일록은 서정원(스트라스부르) 이상윤(로리앙) 안정환(메스) 박주영(AS모나코) 정조국(보르도) 남태희(발랑시엔) 권창훈(디종) 석현준(랭스) 황의조(보르도) 등에 이어 프랑스 무대를 누비는 13번째 한국선수가 됐다.

말그대로 깜짝 이적이었다. 제주에서 임대를 마친 윤일록은 16일 원 소속팀인 J리그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여기까지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제주에서 34경기 출전 11골-3도움을 올리며, 지난달 동아시안컵 대표팀 멤버로도 승선한 윤일록을 향해 많은 러브콜이 쏟아졌다. FA가 된만큼 이적료가 들지 않는다는 큰 메리트가 있었다. K리그는 물론, J리그, 중동에서도 오퍼가 이어졌다. 울산이 꽤 진지한 제안을 건냈고, 중동은 거액의 연봉을 제안했다.

그 중 유럽에서도 제안이 왔다. 몽펠리에였다. 올 시즌 리그1 6위를 달리고 있는 몽펠리에는 유로파리그 진출을 위해 공격진 보강에 나섰다. 3-4-1-2-를 쓰는 몽펠리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플로랑 몰레, 투톱 앤디 델로와 가에탕 라보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셋은 올 시즌 17골-9도움을 합작했다. 몽펠리에가 올 시즌 28골을 기록 중인 것을 감안하면, 이 세 선수의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몽펠리에는 최전방은 물론 2선 어디에서도 뛸 수 있는 윤일록의 다재다능함에 주목했다.

당초 몽펠리에는 영보이스에서 뛰는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로제르 아살레의 영입을 시도했지만, 막판 결렬됐다. 아살레는 올 여름 몽펠리에행이 유력하다. 몽펠리에는 이적료가 들지 않는 윤일록으로 방향을 틀었다.

사실 윤일록은 이전부터 유럽 이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경남과 서울에서 뛸 당시에도 포르투갈 등에서 관심을 보였지만, 당시에는 아쉽게 성사되지 않았다. 윤일록은 이번이 자신의 오랜 꿈이었던 유럽으로 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 적극적인 협상을 펼쳤다. 물론 금액적인 측면에서는 중동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지만, 꿈이 우선이었다. 윤일록의 에이전트 지센 역시 유럽행 성사에 초점을 맞췄다. 대신 적응을 위해 계약기간을 원하는 3년 반으로 보장받았다.

여름이 아닌 겨울이적시장에서 영입됐다는 것은 즉시 활용하겠다는 의미다. 로랑 니콜린 회장은 "윤일록은 우리 구단이 영입한 첫번째 선수다. 그가 몽펠리에에서 잘해주기를 희망한다"며 "올 겨울 우리는 추가로 공격진 보강을 원했는데, 윤일록으로 그 원하는 선수를 얻었다"고 기대를 보였다. 윤일록 역시 동아시안컵 이후 혹시 모를 유럽행에 대비해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 현재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일록은 서명 후 한국행 대신 곧바로 현지 적응을 택했다. 성공에 대한 강한 의지였다. 윤일록은 "몽펠리에의 일원이 돼서 무척 기쁘게 생각한다. 나의 기량을 팀과 팬들에게 보여주고, 중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전했다.

현재 몽펠리에가 공격진에 이렇다할 백업이 없는만큼 윤일록은 적지 않은 시간을 받을 전망이다. 당장 주전은 힘들겠지만, 조커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출전시간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몽펠리에는 20일 캉과 프랑스컵 32강전을 펼치고, 26일엔 디종과 리그1 홈 경기를 치른다. 윤일록은 디종전에 첫 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윤일록의 가세로 리그1은 한국 선수들의 새로운 무대로 떠올랐다. 이미 연착륙에 성공한 황의조 석현준 등과 맞대결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할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0 신년운세 보러가기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