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월드컵경기장/ K리그1/ 전북현대모터스 vs 수원삼성블루윙즈/ 전북 손준호, 수원 민상기/ 사진 서혜민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러다가 4월 초에도 못하는 거 아닌가요."
원래 지금쯤이면 막 문을 연 K리그의 소식으로 축구팬들이 들떠 있을 시기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지난 2월 29일에 K리그가 문을 활짝 열고 축구팬들을 불러들여 1라운드를 치렀을 시점. 지난 시즌 이후 각 팀마다 많은 변화가 있던 만큼 첫 라운드에 나타난 K리그 구단들의 달라진 모습으로 풍성한 이야깃거리가 한창 축구 팬들을 즐겁게 만들어야 하는 시기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국내 스포츠계는 꽁꽁 얼어붙었다. K리그도 예외일 수 없다. K리그는 지난달 24일 긴급하게 개막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안전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전 세계적인 비상 사태라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결정이다.
문제는 이렇게 내려진 '무기한 개막 연기' 시점이 길어질수록 올 시즌 K리그 스케줄이 점점 꼬여갈 수 있다는 점. K리그 각 구단들은 현재 구단 클럽하우스 등에서 일괄적으로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하며 언제가 될 지 모르는 개막까지의 컨디션과 전력을 조율하고 있는데, 이렇게 마냥 대기하는 것도 힘들지만 향후 일정 계산 때문에도 골치가 아프다.
A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이 개막 시점을 목표로 몸 상태를 맞춰오다가 말 그대로 '무기한 연기'가 되면서 컨디션 조절에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또한 향후 K리그 스케줄이 잘 진행될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지금 상황이라면 4월 초 개막도 장담할 수 없는데, 이러면 원래보다 한 달 이상 개막이 늦춰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이 관계자의 걱정처럼 개막이 애초 예정보다 한 달 이상 미뤄지면 K리그1 기준으로 예정된 38라운들 전부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개막 시점에 따라 '라운드 수 축소' 혹은 '스플릿 시스템 한시적 폐지' 등을 고려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이야기도 현장에서 흘러 나온다.
B구단 관계자는 "상황을 두고 봐야 하겠지만,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이상 밀린다면 적어도 4개 라운드 정도가 뒤로 밀린다는 뜻이다. 이러면 12월 한파 속에서 경기를 할 수도 있다"면서 "차라리 올해는 스플릿을 없애고 32라운드 정도로 리그를 간소화하는 것도 대안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 측은 아직 이런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보고있다. 연맹 관계자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어야 리그 개막에 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 "또한 일정 조정 등에 관해서도 그 이후에 논의할 문제다. 지금으로서는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데, 일단 기본 원칙은 예정된 38라운드를 전부 소화하는 것이다. 어쨌든 지금 시점에서 라운드 축소나 스플릿 한시 폐지에 대한 이야기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