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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권오갑)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회장 이근호)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형)으로 인한 K리그의 위기와 피해 그리고 고통분담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다. 20일 첫 미팅에서 양 측의 실무진들이 개막이 잠정 중단된 K리그의 피해와 추정 손실액 그리고 연봉 삭감(반납)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축구계에선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프로연맹과 선수협의 대화의 장 마련에 큰 박수를 보냈다. 한 원로 축구인은 "선수들의 단체 선수협이 먼저 손을 내밀기 어려웠을텐데 그 용기를 칭찬하고 싶다. 이런 위기는 처음인 만큼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자세로 대화로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18일 다시 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어리고 힘없는 선수들을 보호해야 한다" "선수들의 동의 없는 삭감이 있어서는 안 된다" 등의 의견을 냈다.
프로연맹은 14일 1~2부 팀들을 통해 취합한 추정 손실액이 총 575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K리그 총 매출액 대비 15% 수준이다. 시도민구단에선 "코로나19로 지자체 예산이 선 집행돼 추경 예산을 받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모기업의 예산 지원과 광고비 집행에 크게 의존하는 기업 구단들도 예외는 아니다. 유동성 위기를 맞는 모기업이 기존 지원금을 줄일 수 있어 걱정이 쌓여가고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다수의 구단들이 선수단과의 불협화음을 원치 않기 때문에 먼저 선수단 연봉에 대해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수협은 지금까지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K리그가 처한 위기를 "나몰라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코로나19로 인한 구단의 손실 정도를 함께 공유하고, 또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자는 입장이다.
K리그에 앞서 리그 중단으로 막대한 구단 수입 손실로 유동성 위기를 맞은 유럽 클럽들은 선수단과 연봉 삭감을 두고 큰 진통을 겪었다. 연봉 삭감 규모도 제각각이고, 아직 그 규모를 정하지 못한 리그도 수두룩하다. 그 과정에서 재정이 열악한 유럽 하부리그 구단은 이 위기를 빨리 극복하지 못할 경우 판산할 수도 있다고 한다.
K리그는 유럽 리그에 비하면 손실 규모가 적은 건 그나마 다행이다. 따라서 연맹과 선수협은 유럽의 사례를 거울삼아 합리적이며 신속하게 상생하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지금 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 경우 5월 6일부터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K리그 개막의 청신호가 울린 만큼, 연맹과 선수협도 타협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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