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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력도 전염된다" 주니오가 귀띔한 울산투사 김태환의 반전美[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0-06-16 05:30


사진제공=울산 현대

"평소엔 '나이스가이' '스위트가이', 경기장에만 들어서면 달라진다."

울산의 '원샷원킬' 주니오(34)의 울산 '투혼 풀백' 김태환(31)에 대한 인물평이다. 주니오는 2018년 이후 3년째 김태환과 찰떡호흡을 맞추고 있다. 13일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 성남전(1대0승)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42분, 김태환이 엔드라인으로 질주하는 순간 '원샷원킬'의 찬스를 직감했다. 불굴의 크로스는 주니오의 가슴 트래핑 후 짜릿한 결승골로 연결됐다. 김태환의 몸짓만 봐도 공의 궤적이 보인다는 주니오는 "'파이터' 김태환은 어떤 동료냐"는 질문에 웃음부터 터뜨렸다. "(김)태환은 나이스가이, 스위트가이다. 그런데 축구가 시작되면 완전 달라진다. 볼 하나도 놓치는 걸 원치 않는다. 심지어 팀 훈련 때도 나와 몸싸움 할 때 절대 지려 하지 않는다. 엄청나게 몰아붙인다"고 귀띔했다. "군대(상주 상무)를 다녀온 후 정신적으로 더 강해졌다고 한다.(웃음) 힘, 스피드, 강한 멘탈로 모든 볼과 싸운다. 선수로서 좋은 정신(good spirit)이다. 그의 멘탈은 주변 동료들에게도 전염(contagious)된다"고 덧붙였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동해안더비'가 딱 그랬다. 4골을 몰아치고도 후반 추가시간까지 "한 골 더 넣자"를 외치며 오른쪽 라인을 치고 달렸다. 김태환의 분투에 울산 전투력은 급상승했다. 안방에서 연승이 필요했던 성남과의 맞대결에서도 똑같이 '투사 모드'였다. 전반 초반부터 측면에서 성남 박수일과 수차례 실랑이를 벌이더니, 결국 전반 27분, 김태환에게 태클을 가한 박수일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김태환은 필사적인 크로스로 창과 방패 대결의 종지부를 찍었다. 14일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나이스가이' 김태환은 전날 박수일과의 신경전에 대해 "상대도 지지 않으려 했고, 나 또한 질 생각이 없었다"고 담담하게 돌아봤다.

'투사' 김태환의 프로로서의 원칙은 확고했다. "일단 '내 사람들'에게 잘해야 하고, '내 팀'을 지켜야 한다. 그라운드에선 끝까지 싸워야 하고, 매경기 이겨야 한다. 경기에 지면 정말 너무 힘들다. 매경기 100%를 쏟아내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일부의 비난도 알고 있다. 상대가 투쟁심을 자극하는 경우도 있다. 김태환은 "난 그저 내 일을 하는 것이다. 내가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신력에서 지고 들어가면 안된다. 하지만 팀에게 해를 끼치는, 불필요한 카드를 받아서도 안된다. 흥분해서 퇴장 당한다든지 하는 건 어렸을 때 일이다. 이제 프로 10년차다. 조절할 능력도, 심리전에 안말릴 자신도 있다"며 웃었다. "하지만 우리 팀 선수들이 당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생기면, 앞장서서 카드를 받을 각오는 언제든 돼 있다. 나는 오직 팀을 위해 뛸 뿐"이라는 '투사'의 눈빛이 결연했다. '2020 시즌권 판매 1위'에 빛나는 김태환은 상대 팬들의 미움이 커질수록 울산 팬들의 사랑과 동료들의 신뢰는 점점 더 커지는 반전 파이터다.

김도훈 감독 역시 "'부주장' 김태환은 베테랑으로서 컨트롤 능력을 충분히 가진 선수다. 대체불가의 정신력을 가진 선수"라며 믿음과 지지를 표했다. "김태환처럼 강한 멘탈을 가진 선수가 상대인 경우는 정말 힘들다. 반대로 같은 팀 동료들에겐 엄청난 힘이 된다"고 했다.

5월 초 둘째 아들이 태어나면서 김태환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상주 상무와의 개막전(4대0승)에서 동료들과 '요람 세리머니'도 펼쳤다. "둘째 분유를 먹일 때 많은 생각이 든다. 아들 하나일 때와는 또 다르다.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김태환은 지난해 2골 7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대상 '베스트11' 리그 최고의 풀백에 선정됐다. "올해는 더 많은 도움을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는 꼭 우승한 후, 2년 연속 베스트11 시상식에 가고 싶다"는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한편 김도훈 감독의 울산은 16일 오후 7시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질 7라운드에서 김병수 감독의 강원과 시즌 첫 맞대결을 치른다. 울산은 4승2무(승점 14)로 리그 유일의 무패를 기록하며 전북(5승1패, 승점 15)에 승점 1점차 뒤진 2위를 달리고 있다. 3위 강원(승점 11)의 추격을 뿌리치고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할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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