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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역할은 여기까지. 집에 가서 와인 한잔 하며 쉬고 싶다."
'아시아의 호랑이'가 8년만에 돌아왔다. K리그의 자존심을 지켜내며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리그 준우승, FA컵 준우승에 울었던 김도훈 감독과 울산 선수들이 삼세번만에 기어이 웃었다. 마지막 승부, '유종의 미' 사나이 약속을 지켰다. 2012년 우승 이후 8년만에 아시아 정상의 꿈을 이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그간의 마음고생을 솔직히 털어놨다. "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었다. 준우승 두 번을 하고 침체된 분위기였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오기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아시아 정상에 서서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먼저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음속에 오랫동안 묻어왔던 개인사도 털어놨다. "올해 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축구에서 지도자가 해야할 것에 대해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었다.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어머니도 통영에서 아들과 팀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빌고 계셨을텐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가장 힘든 순간, 외로운 감독의 길을 그림자처럼 함께 해온 그리운 가족을 떠올렸다. "축구가 즐거워야 되는데 준우승을 두 번 하다보니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카타르에서 우리 선수들과 즐겁게 축구했다. 축구가 즐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즐거움은 축구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라는 찡한 한마디를 남겼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발전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 마지막으로, 집에 가서 와인 한 잔 하며 쉬고싶다. 감사하다." 아시아 정상을 거머쥔 김도훈 감독의 아름다운 작별인사였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소감
▶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었다. 준우승 두 번을 하고 침체된 분위기였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오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먼저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뛴 선수들, 뒤에서 희생한 선수들, 부상으로 돌아간 선수들, 한국에서 남았던 선수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이고 자랑스럽다. 단장님이 마지막 대회까지 믿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부족한 감독과 함께하며 고생한 코칭스태프들도 정말 고생 많았고 수고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원 스태프와 직원들, 클럽하우스에서 힘써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올해 초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축구에서 지도자가 해야할 것에 대해 내게 많은 도움을 주셨었다. 하늘에서 좋은 기운을 주셔서 우승한 것 같아 감사하다. 어머니도 통영에서 아들과 팀을 위해 노심초사하며 빌고 계셨을텐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한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감사하다. 축구가 즐거워야 되는데 준우승을 두 번하다보니 즐겁지 않았다. 그러나 카타르에서 우리 선수들과 즐겁게 축구했다. 축구가 즐겁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즐거움은 축구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다.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고 더 발전하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 마지막으로, 집에 가서 와인 한 잔 하며 쉬고싶다. 감사하다.
-9연승이라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내년에도 팀에 잔류하는지?
▶내가 봐도 우리 선수들은 대단하다. 정말 잘해줬다.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좋은 시즌이었다. 나는 올 시즌 계약이 끝나서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아까 얘기한 것처럼 집에 가서 와인 한 잔 하며 쉬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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