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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021년 K리그의 피날레는 강원FC가 장식했다. 과거의 역사만 놓고 보면 가능성은 '0%'였다. 2013년부터 치러진 7차례의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1차전 승리팀은 한 팀도 예외없이 모두 1부행에 성공했다.
승강 PO 1차전에서 0대1로 패한 후에도 '부화뇌동'하지 않았다. 전반전이 끝났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나흘간의 짧은 '하프타임'동안 경천동지할 변화를 줄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침체된 팀 분위기를 희망으로 채색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채찍보다 당근을 줬다. 그러면서 대전의 도발적인 발언을 상기시켰다. 자존심을 긁으며 '우리가 더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자'고 했다. 그리고 강원은 살아남았다.
사실 현재의 강원은 최 감독이 설계한 팀이 아니다. 그래도 짧고 굵은 변화가 있었다. 최 감독은 승강 PO까지 단 4경기 지휘하면서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선수단에 심어줬다. 어찌보면 잔류보다 더 큰 수확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수단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 어느새 눈빛만 봐도 교감이 되는 이영표 대표와도 공감대를 형성했고, 강원도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최 감독은 이 대표와 기민하게 소통하며 이름값있는 외국인 선수 수혈과 국내 선수 보강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한국영 임채민 등 잔류를 위해 헌신적으로 활약한 기존 선수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명문구단으로 발돋움하는 원년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다.
최 감독은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던 16개월 동안 축구가 너무 간절했다. 그라운드는 늘 피말리는 '전쟁터'이지만 비로소 '생의 활력'을 느끼고 있다. 강원은 내년 '0%의 기적'를 넘어 '도민구단의 신화'를 꿈꾸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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