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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FC서울 안익수 감독(56)의 축구는 '질식수비'로 대표된다. 2011시즌 부산 아이파크에서 상대팀 선수까지 나서서 비판할 정도로 수비일변도 축구를 펼쳤다.
수비전술로 비판을 받았던 감독이 전술로 호평을 받다니,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21일 구리GS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안 감독은 "나는 환경에 맞게 그 팀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부분에 중점을 뒀다. 부산은 예산이 상당히 부족했다. 그 안에서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선 질식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 축구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질식축구'란 단어를 꺼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이어 "여자대표팀(2007~2009년)에선 아름다운 축구를 지향했다. 성남(2013년)에선 지원을 받으면서 공격적으로 운영했다. 청소년대표팀(2015~2016년)에선 세계 축구의 열강들과 맞붙으면서 수비가 좋아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선문대(2018~2021년) 시절은 진정한 안식년이었다. 그동안의 지도자 생활을 재조명했고, 실행력을 가져가기 위해 현대축구의 트렌드를 공부했다.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고, 도전했다. 그렇게 2년이 흘러 3년차가 되면서 3개의 타이틀을 따냈다. 그 축구가 지금 서울에 이식한 바로 그 축구"라고 말했다. 서울의 제안을 받았을 때에도 '서울이 강등되면 어쩌지'가 아닌 '지금 서울 선수들로 내가 지향하는 전술을 실행할 수 있을까'를 더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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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감독은 인터뷰 내내 '혁신'과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동계훈련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동계훈련을 1년을 준비하는 여정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한 시즌 동안 쌓인 스트레스, 근육의 피로를 리커버리하는 타이밍이라고 여긴다. 리프레시하게 동계훈련 끝내고 새로운 기대감으로 새 시즌을 맞이하는 동계훈련을 원한다. 매너리즘에 빠지면 사람도 변한다. 3초면 저의 소식이 영국에 전달된다. 생각의 속도가 빠르게 변해야 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쫓아가야 한다. 그게 지도자의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 석달간의 행보로 서울의 2022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하늘을 찌른다. 시즌 이후에도 본시즌 못지않게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안 감독은 "팀은 지난 4년간 인고의 세월을 겪었다. 올해 남은 열흘을 통해 바뀔 수 있다면 더 노력해야 한다. 내 좌우명은 '준비에 실패하는 건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내년 목표가 정해질 거라고 본다.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서울은 천만시민이 지켜보는 팀이라는 것이고, 한국축구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큰 책임감을 갖고 새 시즌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구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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