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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 우크라이나전을 앞두고 최고의 평가전이 됐습니다."(김영욱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우리 선수들에게도 좋은 경험과 배움이 됐습니다."(배승현 안산 그리너스 U-18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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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현장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말을 많이 하라"는 것이다. 소리 없는 그라운드, 청각장애 선수들의 강한 눈빛 호흡은 인상적이었다. 상황 파악을 위해 쉴새없이 고개를 돌리고, 서로의 공간을 '매의 눈'으로 살폈다. 수시로 벤치 감독을 바라보며 지령을 캐치해, 빠르게 공유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쉴새없이 강한 압박과 파이팅을 독려했고, '대표팀의 입' 조안나 수어통역사가 감독의 지시를 열정적인 몸짓으로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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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보약이 될 '대패'를 반겼다. "우크라이나전을 앞두고 좋은 훈련이 됐다. 오늘처럼 강하고 빠른 상대와 붙어본 적이 없다. 마지막 평가전으로 최고의 경기였다. 프로 산하 선수들과 뛰어본 것도 처음이다. 잊지 못할 경험이다. 안산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개 숙였다. "'죽음의 조'라지만 우리 목표는 2승1무다. 매경기 최선을 다해 이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배승현 안산 U-18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100% 경기력을 강조했다. '느슨하게 하는 건 이 팀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다. 이 팀이 제대로 훈련하고 갈 수 있도록 더 강하게 붙어라. 스포츠맨십을 보여달라'고 주문했었다"고 귀띔했다. 안산서 11년간 다문화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쳐온 배 감독은 "어려운 환경 속에 축구 열정을 불태우는 대표팀 선수들의 모습이 정말 멋졌다. 오늘 경기는 우리 어린 선수들에게도 좋은 경험이고 배움"이라고 했다. "체력적인 부분, 세밀한 부분만 보완하면 데플림픽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청각장애인선수들과 처음 발을 맞춘 '안산 10번' 김응열 역시 "리그 경기와 똑같이 뛰었다. 그래야 대표팀도, 우리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털어놨다. "생각보다 훨씬 잘하시더라. 데플림픽에서 성적을 낼 것같다. 좋은 결과를 응원한다"며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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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끝날 무렵, 김종훈의 시선이 안산 단복 차림 이제영 대리에게 머물렀다. "안산 직원분이세요?"라며 수어를 건넸다. "최건주, 제 후배예요. 안부 전해주세요" 환한 미소와 함께 '안산 영건' 최건주를 향해 에너지 충만한 수어 응원 메시지를 띄워보냈다. "최건주 파이팅! 형이 딱 보고 있어."
축구로 모든 것이 통한다.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응원하는 봄날의 축구 청춘들, 장애, 비장애의 벽을 넘어 축구로 하나 된 그라운드 우정이 아름다웠다.
안성=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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