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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과 최용수 강원FC 감독은 '호형호제'하는 사이다. 현역 시절 대표팀에서 '방장'과 '방졸'로 동고동락했다.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이 달랐다. 홍 감독은 대표팀, 최 감독은 K리그에서 첫 발을 내디뎠다.
휘슬이 울렸다. '줄부상의 고충'을 안고 있는 강원이 난적 울산을 상대로 이변을 연출하는 듯 했다. 강원이 전반 17분 김대우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교체 카드 한 장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홍 감독은 전반 25분 U-22(22세 이하) 카드인 김민준 대신 엄원상을 투입했다.
엄원상이 제대로 물을 만났다. 그는 2분 뒤 강원 수비수 서민우가 지체하는 사이 볼을 따내 레오나르도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전반 34분 설영우의 크로스를 왼발로 응수해 결승골을 터트린 엄원상은 전반 45분에는 레오나르도의 쐐기골까지 어시스트했다.
승부를 끝낸 두 감독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홍 감독은 "최 감독과는 첫 경기였는데 승리해서 미안한 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최 감독이 팀을 잘 만들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잘 할거라 본다"고 덕담을 건넸다. 최 감독도 "울산은 홍 감독님 부임 이후 좋은 팀으로 거듭나고 있다. 조직력도 좋고, 선수 개개인 능력도 훌륭하다. 이기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
K리그1도 어느덧 1라운드 로빈이 지나갔다. 12팀이 전부 한 번씩 돌아가며 싸워봤다. 아직 가야할 길이 더 남았고, 홍 감독과 최 감독은 스플릿라운드로 나뉘기 전 두 차례 더 격돌해야 한다. 둘의 승부는 진행형이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홍 감독은 "생각보다 훨씬 더 높은 위치에 있다. 선수들의 노력이 많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래도 많은 경기가 남아있다. 마지막까지 갈 수 있도록 전략이나 계획을 잘 짜 더 디테일하게 시즌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오늘 경기는 나부터 반성하고 팀을 잘 추스를 것이다. 시즌이 1~2경기 만으로 그칠 것이 아니다. 우리 힘으로 분위기 반전 할 수 있도록 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또 다른 내일을 예고했다.
강릉=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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