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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후반 43분 이진현(대전하나)의 극장골이 들어가자, 이민성 대전하나 시티즌 감독은 조용히 뒤를 돌았다. 0-3에서 4대3으로 이어진 대역전극, 이 감독은 얼굴을 감싸쥐고 눈물을 훔쳤다. 그 순간, 그간 선수들을 괴롭힌 '부담감'이 스쳐 지나갔다.
대전은 지난 시즌 아쉽게 강원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1대4로 패하며 다잡았는 승격의 기회를 놓쳤다. 대전은 겨우내 전력을 더욱 업그레이드하며, 절치부심에 나섰다. 그럴수록 선수들의 부담감은 더욱 커져갔다. '가장 강력한 전력을 구축한만큼, 무조건 승격해야 한다'는 구단 안팎의 평가는 선수들을 짓눌렀다.
이 '부담감'은 양날의 검이었다.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것도 '부담감'이었고, 이를 이겨내는 힘도 '부담감'이었다. 이를 잘 아는 이 감독에게 '극장 경기'는 그리 달갑지 않았다. 부산전도 그랬다. 3골이나 허용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표정은 안쓰럽기 그지 없었다. 가진 것을 다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후반 막판 4골을 폭발시키며 어떻게든 그 부담감을 넘으려는 선수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 감독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 감독은 부산전 후 선수들을 모아 놓고 "니들 진짜 미친놈들 같다"며 웃었다. 이 감독이 건낸 최고의 칭찬이었다. '미친 선수'가 많은 팀은 기적을 일으키기도 한다. '극장골 맛집' 대전은 그렇게 승격에 한발씩 다가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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