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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자랑' 지소연(31)이 눈부신 8년 반의 잉글랜드 여정을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지소연은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소연은 2014년 첼시와 2년 계약을 맺으며 한국 여자축구 사상 최초로 잉글랜드에 진출했다. 첼시위민의 역사는 지소연 전과 후로 구분된다. 2014년 첫 시즌부터 첼시의 첫 리그 준우승을 이끌었고, 잉글랜드프로축구협회(PFA) 선정 여자축구 베스트11, WSL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2015년엔 PFA 올해의 여자선수상, WSL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상, 런던 최고 여자선수상을 휩쓸었다. 특히 FA컵 결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첼시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2020~2021시즌엔 첼시 총 15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리그 2연패와 함께 리그컵, FA컵, 커뮤니티실드 등 4관왕과 함께 여자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행 꿈도 이뤘다. 올 시즌에도 리그 3연패, FA컵 2연패를 달성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우승으로 장식했다. 8시즌간 리그 우승 5회, FA컵 우승 3회, 리그컵 우승 3회 등 총 13개의 트로피를 수집했다. 리그 124경기 37골, 총 210경기 68골을 기록한 자타공인, 명실상부 '첼시 레전드'가 서른한 살에 화려한 커리어를 뒤로 한 채 WK리그행을 결정했다.
8년반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지소연은 "2015년 FA컵 결승전 결승골로 첫 우승한 일과 올해 마지막 리그 우승을 확정 지은 맨유전"을 꼽았다. 처음과 끝이 시종일관 눈부셨다. 8시즌간 13개의 우승 트로피, 그녀는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준우승한 것 외엔, 첼시에서 선수가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실상 다 이뤘다"고 돌아?H다. '첼시 10번'으로 8시즌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불굴의 도전정신과 한국 축구후배들을 위한 책임감이었다. "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내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또 제가 오래 버텨야 우리 후배들도 올 수 있기 때문에 끝까지버텼다"고 했다.
첼시에서의 굳센 8년 도전기를 이야기하던 그녀의 눈가가 문득 촉촉해졌다.첼시 8년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첼시는 지금 이 자리에 지소연이라는 선수를 만들어준 팀이다. 첼시가 준프로에서 프로가 되기까지 구단과 함께 성장했다. 첼시를 보면 나 자신을 보는 것같다"며 각별한 애정을 전했다. "동료들과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로 '한번 블루는 영원한 블루'라고 했다. 수많은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릴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마음을 전했다.
출국하기 전날, '맨유 레전드' 박지성-김민지 아나운서 부부, 절친 후배 황희찬(울버햄턴)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지성오빠가 8년반동안 수고했다면서 여자축구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파이팅하라고 응원해주셨다"고 귀띔했다. "(황)희찬이는 (첼시의 상징색)파란 꽃을 선물로 줬고, 민지언니는 비타민을 주셨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8년의 위대한 도전을 마친 지소연은 곧 WK리그에서 새 도전을 시작한다. 한 구단과 계약을 마무리했고, 곧 메디컬테스트, 입단식을 가진 후 WK리그 후반기 등록 시작인 7월 1일부터 WK리그 그라운드를 누빌 예정이다. 월드클래스 지소연의 각오는 나직하고 따뜻했다. "해외에서 뛰었다고 해서 WK리그에서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 WK리그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친구들이 많이 도와줬으면 한다. WK리그에 좋은 영향력을 미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인천공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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