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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시즌 중 비셀 고베로 이적한 전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 무고사와 FC서울과 두 번째 동행을 결정한 '벤투호' 미드필더 황인범이 요란했던 이번 K리그 여름 이적시장의 시작과 끝을 장식했다.
여름 이적시장은 지난달 20일 개장한 지 일주일여 만에 '무고사 사가'로 불붙었다. 일본 J리그의 부자 구단인 고베에서 바이아웃(100만달러·약 13억2500만원)을 인천에 제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인천이 뒤늦게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무고사 붙잡기에 나섰지만, 선수의 마음을 되돌리기 쉽지 않았다. 인천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외인 공격수를 한순간에, 그것도 시즌 중에 울면서 떠나보내야 했다. 무고사도 울었다.
이처럼 이적시장 초중반 '테마'는 '골잡이'였다. 반전이 필요한 팀을 중심으로 공격수 영입에 몰두했다. 서울은 포항과 전북에서 뛴 일류첸코를 점찍었다. 최초 영입 제안을 했을 땐 구단간 이적료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 제주 유나이티드가 일류첸코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계약기간에 대한 이견이 발생했다. 영입의 끈을 놓지 않던 서울과 외국인 선수 교체를 바라는 전북의 니즈가 맞아떨어지면서 결국 서울이 일류첸코 영입전의 승자가 됐다. 일류첸코는 데뷔전인 16일 대구FC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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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 울산은 마크 코스타와 계약을 해지한 뒤 헝가리국가대표인 마틴 아담을 영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고, '추격자' 전북은 일류첸코 공백을 조지아 출신 공격수 토르니케 영입으로 메웠다. 국대 레프트백 김진수와도 임대기간을 연장했다. 강원은 장기부상을 당한 디노의 빈자리를 같은 몬테네그로 출신인 발샤로 채웠다.
포항 제주 대구 등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여름을 보냈다. 포항은 이적시장 막바지 안산에서 뛰는 까뇨뚜 영입에 나섰다. 까뇨뚜가 포항으로 임대를 오고, '포항맨' 이광혁이 수원FC로 이적하고, 수원FC의 베테랑 공격수 양동현이 안산으로 향하는, 3각 트레이드가 합의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추가 등록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15일 안산 구단의 내부 사정으로 갑자기 무산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이광혁은 수원FC에서 한차례 훈련을 '경험'한 뒤 포항으로 돌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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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계약만료로 떠난 라마스(부산) 빈자리에 페냐를 임대영입해 메우는 것 외에는 큰 움직임은 없었다. 수원FC는 베테랑 풀백 이 용을 전북에서 임대로 데려와 약점을 보완했고, 성남은 몬테네그로 출신 미드필더 밀로스를 영입하고, 심동운을 안양에서 임대로 데려왔다. 츠베타노프(전 강원), 구대영(안양), 정원진(부산), 벤 할로란(전 서울), 문창진(부산) 등이 이적, 임대 또는 계약해지 등의 방식으로 팀을 떠났다. 전북에서 뛰던 쿠니모토는 음주운전이 적발돼 계약해지했다. 부산은 1부리그에서 뛰는 다양한 선수를 영입하며 2부에서 가장 바쁜 여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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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