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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훈련' 韓 vs '1년 준비' 日, 한-일전 승리에도 웃지 못하는 현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09-18 14:42 | 최종수정 2022-09-19 11:47


사진제공=한국대학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대학축구연맹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한-일전 연패를 끊어냈다.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현실이다.

안효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학선발팀은 17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일본 대학선발팀과의 제20회 한-일 대학축구 정기전에서 연장 접전 끝 3대2 승리를 완성했다. 한-일전 연패를 끊어냈다. 한국은 최근 일본에 힘을 쓰지 못했다. 2022년 내내 패했다. A대표팀(0대3 패), 23세 이하 대표팀(0대3 패), 16세 이하 대표팀(0대3 패), 대학축구팀(0대5 패) 모두 연달아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홈에서 명예회복에 나섰다. 이날 경기장에는 2000여명의 팬이 자리를 찾았다. 한국대학축구연맹 관계자는 "홈에서 열린 한-일 대학정기전 역사상 가장 많은 팬이 오셨다. 2000명 정도 경기장을 찾아 주셨다"고 전했다. '안효연호'는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힘차게 뛰었다. 선제골을 넣고도 상대에 동점을 허용하며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연장 접전 끝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뒤 안 감독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한국 축구가 일본에 연패하고 있었다. 그것을 끊었다는 것에 대해 솔직히 기분이 좋다. 부족한 부분도 많았지만, 승리할 수 있어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우리가 생각한 전술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점이 있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며 커버했다. 그 덕분에 승리했다"고 말했다.

안 감독은 승리에도 마냥 웃지 못했다. 그는 "확실히 일본이 미드필드에서 풀어나가는 유기적인 플레이가 잘 만들어진 것 같다. 공격수들에게 전개되는 플레이가 많이 좋은 것 같다. 체계적으로 훈련을 많이 했다고 한다. 우리도 더 많이 훈련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날 결승골을 터뜨린 이상혁 역시 "오늘 경기는 이겼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모든 연령대가 더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감독과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정확히 12일 동안 발을 맞췄다. 지난 5일 태백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최용수 강원FC 감독의 배려 덕분에 강원과 두 차례 연습경기를 했다. 반면, 일본은 꽤 오래 전부터 대학선발팀을 구성했다. 이우영 일본 대학선발팀 감독은 "일본은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맞춰 2년에 한 번씩 감독을 선임한다. 그동안 코로나19 탓에 국제 대회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일본은 보니까 일본축구협회와 대학축구연맹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된다. 기술위원회에도 들어가 있다"고 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꽤 오래 전부터 선수를 구성했다. 이 감독의 말에 따르면 1년에 한 두 차례 선발전을 진행한다. 그때 소집한 선수들로 호흡을 맞춘다. 또한, 다양한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는다. 이번 일본 대학축구팀은 한국과의 대결 뒤 캄보디아로 이동했다. 일본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제의가 들어온 국제대회를 대신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 감독은 "캄보디아 U-23팀과 경기한다. 성장하는 기회가 된다"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한 입 모아 "한국도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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