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패하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는 가나는 4-3-3 카드를 꺼냈다. 포르투갈전에서 수비적인 5-3-2 전형을 택했던 가나는 한국전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귀화 선수 이냐키 윌리엄스를 축으로 안드레 아예우, 조던 아예우 '형제'가 좌우에 섰다. 토마스 파티, 모하메드 쿠두스, 살리스 압둘 사메드가 미드필드를 형성했고, 지데온 멘사, 모하메드 살리수, 다니엘 아마티, 타리크 램프티가 포백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아티 지기가 꼈다.
전반 초반은 우루과이전의 '복사판'이었다. 태극전사들은 가나 진영을 그야말로 맹폭했다. 전반 4분 '작은' 정우영 김진수 권창훈의 삼각 패스를 시작으로 적진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2분 뒤에는 손흥민의 폭풍질주를 램프티가 가까스로 저지했다.
전반 20분까지 코너킥이 7개가 나올 정도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손흥민의 코너킥에 이은 김민재의 헤더가 가장 아까운 장면이었다. 전반 18분에는 손흥민이 바이시클 킥을 시도했지만 아깝게 무산됐다.
가나는 처절했다. 전반 21분에는 아마티가 조규성을 가격해 경고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축구는 역시 골로 말할 뿐이다. 전반 24분 가나의 세트피스 한 방에 분위기가 바뀌었다. 조던 아예우가 프리킥을 김민재가 헤더로 걷어냈지만 경합상황에서 안드레 아예우의 팔을 맞고 바로 앞에 떨어졌다. 이를 살리수가 왼발로 밀어넣었다. 골이었다. VAR(비디오판독)에도 골은 번복되지 않았다.
가나는 선제골을 앞세워 아프리카 특유의 기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34분에는 쿠두스가 헤더로 추가골을 터트리며 축제에 젖었다. 김진수의 커버플레이가 늦었던 것이 뼈아팠다.
2골을 허용한 벤투호는 풀이 죽었다. 기대했던 만회골이 터지지 않았다. 후반 45분이 남았다. 교체카드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알라이얀(카타르)=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