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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저와 같은 스토리를 쓴 선수가 또 있을까요."
이 호의 선수 고별전이 된 제주전에선 아내인 양은지씨의 눈물이 화제가 됐다. 양씨는 관중석에서 남편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 호는 "지난 세월을 생각하며 흘린 아쉬움과 기쁨의 눈물이었을 거다. '지금까지 잘 왔구나, 고생했구나' 그런 의미의 눈물이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20년간 쉼없이 달린 남편이 은퇴 후 1~2년이라도 쉬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은 없었을까. 이 코치는 "직업 특성상 언제가 됐든 쉴 때는 쉴 수 있을 거다.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기회가 왔을 때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아내도 늘 내 결정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편"이라고 했다. 이 호는 울산을 떠난 뒤 박충균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랜드의 수석코치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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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치는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쌓았다. 해외에서 용병 생활을 하고, 국내에선 레전드 대접을 받았다. 이 코치는 '지금 축구를 했다면 어땠을까'란 질문에 "비벼볼 만하지 않을까.(웃음) 지금은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좋은 미드필더가 되기 위해선 첫째도 기본, 둘째도 기본이라는 조언을 곁들였다. "패션처럼 축구도 유행을 탄다. 그럼에도 기본의 중요성은 변치 않는다. 지금 대표팀만 봐도 기본기가 잘 갖춰진 선수들이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 코치는 지난 2년간 울산의 플레잉코치로 홍명보 울산 감독으로부터 지도자 수업을 들었다. 이 코치는 "홍 감독님과 함께한 2년이란 시간 동안 많은 걸 배웠다. 행동에는 이유, 계획이 다 있었다. 화제가 된 '이게 팀이야?'라고 라커룸에서 화를 내는 상황에서도 그랬다. 내 기억이 맞다면 홍 감독님이 화를 낸 건 그때 한 번이다. 홍 감독님을 닮은 지도자가 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코치는 "당장은 박 감독님의 철학을 팀에 입히는 작업을 도와야 한다. 책에 나오지 않는 경험을 선수들에게 전달해주려고 한다. 지금은 기대반걱정반"이라고 했다. '축구선수 이 호' 제2장 지도자편은 이제 막 시작됐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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