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구자철(34·제주)이 26일 제주월드컵경기장 믹스트존에서 인터뷰하던 중 어딘가를 바라보며 손짓을 한다. "범영아, 이리로 와봐." 퇴근 준비를 마친 이범영(34·수원FC)이 느린 걸음으로 구자철 곁으로 다가온다. 구자철이 "네가 슛을 다 막아서 우리가 못 이겼다"고 하자 이범영이 "형, 나도 이제 잘할 때 됐잖아"라고 부드럽게 받아친다.
이범영은 "자철이형과 오랜세월 함께해 성향을 잘 안다. 공을 잡는 순간 슛을 때릴 거라고 생각했다. 한데 (니어포스트 구석으로)꺾어찰 줄은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범영이 유일하게 막지 못한 제주의 유효슛은 유리의 페널티였다. 유리의 슛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왔다. 페널티 반칙을 범한 이범영은 "저 때문에 페널티가 주어졌지만, 이 또한 찬스라고 생각했다. 평소 페널티에 강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늘 하듯이 팔을 크게 벌려 상대에게 부담을 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범영이 골대 위치까지 조정했다는 일부팬들의 농담에 "게임에서도 안되는 건 실제 축구에서도 할 수 없다"며 웃어넘겼다.
|
제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