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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철저한 '준비'가 만든 계획된 '이변'이었다.
김은중호는 1차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 감독은 인도네시아에서 아르헨티나로 개최국이 변경된 후, 발빠르게 브라질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지난 7일 출국해, 10일간 브라질에서 기후와 시차 등에 적응했다. 컨디션도 끌어올렸다. 김은중호 선수들 대부분은 경기에 나서지 못해, 경기 체력이 뚝 떨어진 상태였다. 특히 프랑스전 맞춤형 전술을 준비했다. 김 감독은 1차전에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현지에서 연습경기도 두차례 치렀다. 모두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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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중호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맞섰다. 오도베르-주주-비르지니우스, 빠르고 기술 있는 상대 스리톱을 막는데 초점을 맞췄다. 김 감독의 해법은 중앙이었다. 기량이 월등한 프랑스의 주주, 비르지니우스를 1대1로 막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김 감독은 대신 중앙을 꽉 틀어막았다. 항상 중앙에서 숫적 우위를 보였다. 브렌트포드의 러브콜을 받는 김지수를 중심으로, 상대의 숱한 크로스에도 흔들리지 않고 상대를 막아냈다. 이날 프랑스는 무려 45개의 크로스를 시도했지만, 그 중 성공된 10개 뿐이었다. 유효슈팅으로 연결된 것도 거의 없었다. 측면이 막히자 프랑스의 파괴력도 반감됐다.
공격시에는 빠른 역습으로 나섰다. 선제골도 역습에서 나왔다. 대단히 간결하고 수준 높은 역습 장면이었다. 전반 22분 상대 코너킥을 막아낸 김은중호는 강성진이 김용학에게 볼을 건냈다. 김용학이 왼쪽 측면에서 돌파한 후 침투하던 이승원에게 볼을 내줬다. 이승원은 침착한 오른발 마무리로 대회 첫 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시종 빠른 압박으로 부실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웅크리다가도 필요하면 과감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며, 기회를 만들어냈다. 역습 뿐만이 아니었다. 세트피스 준비도 좋았다. 한국은 후반 19분 이승원의 프리킥을 이영준이 감각적인 헤더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준비된 패턴으로 만든 득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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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의 용병술도 돋보였다. 한박자 빠른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선수들이 지칠때면, 빠르게 새로운 선수를 투입해 기존의 전략을 유지했다. 후반 25분 주심의 석연찮은 판정으로 페널티킥골을 내주며 흔들리는 와중에서도, 적절한 교체로 분위기를 유지했다. 물론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도 좋았다. 수비 조직은 시종 흔들리지 않았고, 상대의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김준홍 골키퍼는 페널티킥을 내주는 과정에서 상대 공격수와 충돌하며, 몸에 무리가 왔지만, 마지막까지 선방쇼를 펼쳤다.
김은중호는 점유율 30대57, 슈팅 9대23로 밀렸지만, 완벽한 준비와 확실한 콘셉트로 가장 중요한 결과를 잡았다. 김 감독은 "우승후보 프랑스를 상대로 우리가 준비를 잘했다. 수비를 잘 하면서 카운터 어택을 준비했다. 우리 수비수들이 끝까지 집중력을 가지고 실점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미소를 지었다. '1골-1도움'을 기록한 '캡틴' 이승원도 "우리가 준비한 빠른 공수 전환 등을 잘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프랑스를 잡으며 산뜻한 출발을 알린 김은중호는 한국은 26일 오준 6시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승리할 경우 16강 진출을 확정짓게 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