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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누구나 실수는 한다. 잘 나갈 때 더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다시 담을 수도 없다.
울산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다시 무대에 올랐다. 울산은 2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대구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9라운드를 치렀다. 박용우 이규성 이명재는 이날 경기에서 지워졌다. 정승현도 구단 자체 징계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베스트11의 4명이 한꺼번에 빠지는 초유의 사태였다.
홍 감독의 선택지는 없었다. 정면 돌파 뿐이었다. 일단 선수들의 SNS를 전면 금지시키로 했다. 선수들도 동의했다. 한 번은 '실수'여도, 두 번은 '죄'다.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추가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울산은 울산이었다. 김태환이 경기 시작 2분 만에 벼락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20분에는 대구의 주포 에드가가 VAR(비디오판독) 끝에 거친 파울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울산은 수적 우세에서 바코가 연속골을 터트리며 대구를 3대1로 제압했다. 바코는 주민규와 함께 10호골을 기록, 득점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대구는 버티고 버틴 끝에 후반 42분 바셀루스가 만회골을 터트리며 선전했지만 패전은 막지 못했다.
올 시즌 K리그1도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두 차례의 6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울산의 독주체제는 더 공고해졌다. 3연승으로 연승 모드를 재가동하며 15승2무2패, 승점 47점을 기록했다. 울산이 승점 50점을 바라보고 있는 반면 2위 그룹의 승점은 여전히 30점대 초반이다. 이대로가면 스플릿으로 나뉘기 전 조기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울산은 웃을 수 없었다. 선수단을 향한 홍 감독의 메시지도 강렬했다. "우리는 '이 선수가 주전'이라는 개념을 두지 않는다. 좋은 경기력과 태도를 가진 선수를 선발로 내보낸다. 나는 늘 '베스트11'이 아니라 '선발 출전'이라고 말한다. 대구전을 통해 다시 한번 경험했다."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엔 이날 2만70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홈팬들도 만감이 교차하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애정은 거둬들이지 않았다. K리그에서 벌어진 초유의 'SNS 인종차별 논란'은 모든 선수들에게 거울이 돼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