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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유럽 5대 빅리그(EPL,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리그1)에서 멀티 우승. 한국 축구의 레전드 오브 레전드, '차붐'도 '해버지'도 못 이룬 '꿈의 업적'이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일원이 된 김민재(26)에겐 불가능 한 일이 아니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문구는 바로 김민재를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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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은 김민재에게 '주전 넘버'인 3번을 부여했다. 김민재에게 거는 기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더불어 김민재가 곧바로 뮌헨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할 것임을 예상케 하는 숫자이기도 하다. 김민재는 뮌헨 입단에 대한 기쁨과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뮌헨 홈페이지를 통해 "바이에른 뮌헨 입단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나는 뮌헨에 오기를 고대하고 있었다.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여기서 발전을 계속할 것이고, 첫 목표는 많은 경기에 나서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나는 가능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입단 소감은 어렵지 않게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뮌헨이 김민재에게 거는 기대감이 크다. 뮌헨은 나폴리 우승 주역인 김민재를 일찌감치 여름 이적시장 '영입 우선순위'로 평가하고 대단히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김민재가 나폴리로 이적하며 설정한 바이아웃 조항을 최대한 활용했다. 사실 김민재를 원한 구단은 넘쳐났다. 바이아웃 조항만 충족시키면 유럽 최고 수준의 수비수를 영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EPL 빅6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 첼시, 아스널 그리고 토트넘까지 김민재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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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입단이 확정된 김민재는 이제 '세리에A 철기둥'에서 '분데스리가 철기둥'으로 변신할 예정이다. 이미 클래스가 입증된 만큼 약간의 팀 적응만 마치면 리그 적응은 그리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 김민재가 나폴리 시절에 보여줬던 빼어난 수비력을 이어간다면, 또 하나의 '최초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한국인 최초 세리에A 우승' 기록을 세운 데 이어 분데스리가 우승마저 달성한다면 '한국인 최초'로 유럽 5대 빅리그(EPL, 라리가, 분데스리가, 세리에A, 리그1) 중 2곳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선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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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유럽 무대를 거쳐간 한국인 축구선수 중에서 빅리그 우승 또는 컵 대회 우승을 경험한 이들이 적지 않다. 시초는 '차붐'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이었다. 아직까지도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평가받는 차범근 전 감독은 1979년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UEFA컵 우승을 경험했다. 다음 해에는 DFB-포칼 우승의 주역이 됐다. 또한 1987~1988시즌엔 레버쿠젠 소속으로 또다시 UEFA 컵 우승을 경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차붐'은 분데스리가 우승컵은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 다음 바통을 이은 게 '해버지' 박지성 현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다. 박지성은 맨유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EPL 우승 4회(2006~2007, 2007~2008, 2008~2009, 2010~2011)와 EFL컵 우승 3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2007~2008), FIFA클럽월드컵 우승 1회, 커뮤니티실드 우승 4회 등 엄청난 금자탑을 쌓았다. 커리어 우승 기록만 보면 '차붐'을 능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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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붐'이 못 이룬 '분데스리가 우승'은 정우영이 '한국인 최초'로 해냈다. 2018~2019시즌에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하자마자 팀의 우승을 경험했다. 프로 데뷔 시즌이라 기여도는 많지 않지만, 엄연히 '리그 우승 멤버'였다. 뮌헨이 이 시즌에 DFB-포칼 우승까지 차지한 덕분에 정우영은 '더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종합하면 '유럽빅리그 우승 경험'을 갖고 있는 선수는 박지성과 정우영 그리고 2022~2023시즌 나폴리를 33년 만에 리그 우승으로 이끈 김민재 등 단 3명 뿐이다. '차붐'에 이어 '캡틴' 손흥민도 '리그 우승'을 아직까지 경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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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만약 김민재가 뮌헨에서 분데스리가 우승을 경험하게 되면 '한국인 최초'로 유럽 5대 빅리그 중 2개 리그에서 우승하는 선수가 될 수 있다. 실현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김민재 본인의 실력도 뛰어날 뿐더러 뮌헨 또한 '분데스리가 10연패'를 이어오고 있는 '절대 1강'이기 때문이다.
뮌헨은 지난 시즌에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이끄는 도르트문트에 계속 끌려가다 시즌 최종전에서 가까스로 우승했다. 하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 또 다시 '절대 1강'으로 손꼽히고 있다. 어렵게 우승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적시장에서 전력 보강에 힘썼기 때문이다. 김민재의 합류가 좋은 사례다.
반면 경쟁자인 도르트문트는 나겔스만 감독을 경질하고, 새 감독(에딘 테르지치) 체제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팀에 큰 변화가 있는 만큼 지난 시즌에 보여줬던 강점을 이어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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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김민재는 뮌헨 입단 소감으로 "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고 선언했다. 내심 분데스리가 우승 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도 노리고 있다는 뜻이다. 과연 김민재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유럽 무대를 평정하게 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