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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16세 '최연소' 꽁꽁 숨겼던 케이시 페어, 비밀병기 폭풍 데뷔[韓-콜롬비아 현장이슈]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3-07-25 12:10 | 최종수정 2023-07-25 13:05


만16세 '최연소' 꽁꽁 숨겼던 케이시 페어, 비밀병기 폭풍 데뷔[韓-콜…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만16세 '최연소' 꽁꽁 숨겼던 케이시 페어, 비밀병기 폭풍 데뷔[韓-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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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16세 '최연소' 꽁꽁 숨겼던 케이시 페어, 비밀병기 폭풍 데뷔[韓-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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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감독이 아껴뒀던 카드를 꺼내 들었다. '16세 21일' 이번 월드컵 최연소 출전선수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혼혈 축구 국가대표로 화제가 된 케이시 페어를 월드컵 본선 무대에 깜짝 투입했다.

여자축구 대표팀(17위)은 25일 오전 11시(한국시각) 호주 시드니풋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1차전에서 '난적' 콜롬비아(25위)와 대결했다.

경기 전 관심을 모은 선수가 있다. 이번 대회 '최연소 선수' 케이시 페어였다. 2007년 6월29생인 케이시 페어는 만 16세 1개월의 나이에 첫 월드컵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3년 미국여자월드컵 당시 박은선이 만16세 9개월의 나이에 최연소 발탁된 이후 여자축구 월드컵 역대 최연소 대표 기록을 무려 20년 만에 갈아치웠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케이시 페어는 한국 여자 A대표팀 역사상 첫 '혼혈' 선수로 뛰어난 피지컬과 함께 저돌적인 돌파력, 득점력을 갖춘 공격수다. 지난 4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예선 3경기에서도 5골을 터뜨리며 팀내 최다골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 6월 최종 소집훈련에서 처음 발탁돼 3주 넘게 선배들과 발을 맞추며 벨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고,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만16세 '최연소' 꽁꽁 숨겼던 케이시 페어, 비밀병기 폭풍 데뷔[韓-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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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16세 '최연소' 꽁꽁 숨겼던 케이시 페어, 비밀병기 폭풍 데뷔[韓-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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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감독은 "케이시 페어는 좋은 피지컬을 갖고 있다. 양발 활용, 마무리 능력, 학습능력이 뛰어나다. 케이시 페어는 잘 적응하고 있고 스스로 자격이 있다는 걸 명단을 통해 보여줬다. 팀을 도울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이라서 선택한 것이다. 실험하는 시간이 아니다. 훈련을 통해 본인 스스로 내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케이시 페어는 이번 월드컵에 승객으로 탑승하는 것이 아니라 소중한 한명의 선수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벨 감독은 케이시 페어를 꽁꽁 숨겼다.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도 비밀에 붙였다. 벨 감독은 "의도적으로 미디어로부터 2주 반 동안 거리를 두게 했다. 훈련 중 본인이 갖고 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집중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 어린 선수다. 남녀 통틀어 최초의 혼혈 선수라 미디어 주목도가 높았다. 감독으로서 어린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역할도 있다. 잠재성이 꽃피게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도 케이시 페어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24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케이시 페어에 대한 외신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벨 감독은 "케이시 페어는 수년동안 지켜봐온 선수다. 케이시 페어처럼 어린 선수들이 2명 더 있다. 어린 선수인 만큼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미디어의 과도한 관심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내일 경기 관련 질문에 답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의 '비밀병기' 케이시 페어는 콜롬비아를 상대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 30분 페널티킥 실점, 9분 뒤 추가 실점하며 흔들렸다. 벨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33분 최유리를 벤치로 불러 들이고 케이시 페어를 투입했다. 만 16세 케이시 페어는 20세 이하(U-20) 대표팀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A대표팀에 데뷔했다. 그것도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첫 경기를 소화했다.

그라운드를 밟은 케이시 페어는 당당했다. 큰 키, 강력한 파워를 앞세워 콜롬비아를 상대했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격 상황에서는 큰 키로 공중볼을 따내며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까지 포함, 20여분 동안 혼자 모든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쉽지 않았다. 한국은 0대2로 고개를 숙였다.시드니(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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