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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감독이 아껴뒀던 카드를 꺼내 들었다. '16세 21일' 이번 월드컵 최연소 출전선수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혼혈 축구 국가대표로 화제가 된 케이시 페어를 월드컵 본선 무대에 깜짝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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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감독은 케이시 페어를 꽁꽁 숨겼다.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도 비밀에 붙였다. 벨 감독은 "의도적으로 미디어로부터 2주 반 동안 거리를 두게 했다. 훈련 중 본인이 갖고 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집중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 어린 선수다. 남녀 통틀어 최초의 혼혈 선수라 미디어 주목도가 높았다. 감독으로서 어린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역할도 있다. 잠재성이 꽃피게 돕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비밀병기' 케이시 페어는 콜롬비아를 상대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 30분 페널티킥 실점, 9분 뒤 추가 실점하며 흔들렸다. 벨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33분 최유리를 벤치로 불러 들이고 케이시 페어를 투입했다. 만 16세 케이시 페어는 20세 이하(U-20) 대표팀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A대표팀에 데뷔했다. 그것도 월드컵이란 큰 무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첫 경기를 소화했다.
그라운드를 밟은 케이시 페어는 당당했다. 큰 키, 강력한 파워를 앞세워 콜롬비아를 상대했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격 상황에서는 큰 키로 공중볼을 따내며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까지 포함, 20여분 동안 혼자 모든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쉽지 않았다. 한국은 0대2로 고개를 숙였다.시드니(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