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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좀 세게 차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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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소현은 이날 독일전에서 10경기를 채웠다. 캐나다(4경기), 프랑스(3경기) 대회에선 캡틴 완장을 차고 전경기에 출전했다. 콜린 벨 감독 부임 이후 완장을 후배 김혜리에게 물려준 조소현은 "주장이든 아니든 상관 없다. 나는 언제나 팀을 위해 뛴다. 뒤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세 번째 호주-뉴질랜드 대회에서도 그녀는 3경기에 나섰다. 3번의 월드컵 전경기를 모두 뛰며 대한민국 여자축구 선수 최초로 월드컵 본선 1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강인한 멘탈과 피지컬로, 매순간 죽을 힘을 다해 자신의 200%를 쏟아내는 이 베테랑 선수를 전임 윤덕여 감독도, 콜린 벨 감독도 믿고 쓰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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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사에 기록될 여자 월드컵 사상 7번째 골이자,조소현은 2015년 캐나다 대회 16강을 이끈 스페인전(2대1승) 골 이후 대한민국 유일의 월드컵 2골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또 이 골은 2019년 프랑스 대회 노르웨이와의 최종전(1대2패) 여민지의 만회골 이후 이후 3경기 만에 터진 값진 골이다. 전반 6분(5분 2초) 만에 터진 골은 대한민국 남녀 월드컵을 통틀어 최단시간 득점으로도 기록됐다. 이전까지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 이정수의 7분(6분13초)이 최단시간 골이었다. 또 35세 40일에 터뜨린 골은 아시아 여자축구 최고령 골이자, 대한민국 남녀축구를 통틀어도 최고령 골, 여자월드컵 사상 8번째 최고령 골이다. 가장 오래, 가장 잘하는 선수만이 오를 수 있는 고지다.
조소현은 골 장면에 대한 질문에 "보니까 앞에 아무도 없더라. 아무도 없길래 이건 무조건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찬스를 놓치지 않아 다행이다. 빠른 시간에 골이 나와서 동료들도 힘을 얻었을 것같다"며 미소 지었다. "지난 프랑스 대회 때는 승점을 못따 정말 아쉬웠다. 이번엔 어떻게든 승점이라도 땄으면 하고 바랐다. 독일을 상대로 승점을 따게 돼 기분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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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추가시간 몸사리지 않는 저돌적인 쇄도로 마리나 헤게링으로부터 프리킥을 유도해냈지만 다리를 강하게 차인 조소현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동료들이 끝까지 지키겠다고, 걱정말고 나가라고 해서, 너무 아프기도 하고 해서, 믿고 나왔다"며 웃었다.
독일전이 긴장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전혀"라며 답했다. "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독일이라고 발이 하나 더 달린 것도 아니고, 축구는 팀 스포츠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더라도 함께 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 "천가람, 케이시 페어 등 어린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고 자기의 역할을 잘 소화해줘서 너무 고맙고 자랑스러웠다. 이 무승부는 우리 어린 선수들이 강팀을 상대로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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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호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