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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사고는 선수가 치는데, 피해는 애꿎은 구단만 본다.
말그대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라스는 수원FC의 주공격수다. 올 시즌 22경기를 뛰며서 9골을 넣었다. 팀내 최다득점자다. 올 시즌 내내 부침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수원FC에서 가장 무서운 공격수는 라스였다. 지난 5일 수원 삼성과의 수원 더비에서도 헤더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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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의 음주운전 사실을 확인한 수원FC는 곧바로 대책 회의에 나섰다.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가뜩이나 여름이적시장이 끝나, 라스 대체자를 마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수원FC는 외국인 쿼터 하나를 날려버린 셈이 됐다. 전술상으로도 피해가 막심하다. 수원FC는 김현 외에 이렇다할 스트라이커가 없다. 김현이 부상이라도 당하면, 스트라이커 없이 시즌을 치러야 한다. 수원FC는 플레잉 코치인 양동현 코치를 남은 시즌 활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몇몇 선수의 포지션 변경도 염두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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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계약 해지가 오히려 라스 좋은 일만 시킨다는 점이다. 수원FC가 계약을 해지하면, 라스는 자유계약 신분이 된다. 자유롭게 타팀 이적이 가능하다. 거액을 받고 유럽, 중동 등에 갈 수 있다. 이미 쿠니모토가 계약 해지 후 포르투갈로 이적한 전례가 있다. 수원FC는 위약금은 커녕, 이적료도 한푼 얻지 못하고 핵심 공격수를 그냥 잃게 되는 셈이다. 팬들 사이에서 '수원FC를 떠나고 싶어하던 라스가 일부러 음주 운전을 한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선수가 아무리 괴씸해도 줄 수 있는 페널티가 없다. 수원FC는 일단 자체 규정으로 라스를 징계할 계획이다. 당장 계약 해지 대신 이적을 통해 최소한의 수익을 벌거나, 아예 여름이적시장이 마감하는 9월 이후 계약 해지를 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아무리 그래도 수원FC가 받은 피해가 보상될 수는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