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나는 두 아들의 엄마다. 가장 친한 축구친구인 첫째 아들과 FC서울 경기를 직관하는 게 인생의 낙이다."(황규란씨, 47세)
|
|
4년차 서울팬 이하늘씨(27)는 "2019년 8월, 아는 언니를 따라 대구전을 직관한 게 시작이었다. 처음엔 E석에 앉았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N석(서울 홈서포터석)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90분 내내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팬들과 화려한 깃발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세번째 직관부터 N석에서 응원했다"고 말했다. 최근 친구 한 명을 서울팬으로 입문시켰다고 한다.
|
|
|
|
많은 팀 중 유독 서울을 응원하고 애정하는 이유는 뭘까. 황규란씨는 "고1 아들과 A매치 경기를 보고 나오며 '엄마는 서울 경기가 더 재밌어'라고 하자 아들이 맞장구를 쳤다. 내가 애정하는 팀을 목청껏 응원하고 경기에서 승리하면 일주일 내내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주형씨는 "떳떳한 절차를 거친 연고이전을 두고 'XX'이라는 멸칭으로 (상대팀이)우리를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더 큰 목소리로 반박하며 서울을 응원한다. 그런 사실을 대변할 때 특별한 소속감을 느낀다"고 했다. 서울팬들은 2018년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서울의 강등을 기원한 일명 '연합군'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 더 결집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황규란씨는 "서울 홈구장에선 아이 키우는 부모가 들으면 깜짝 놀랄 비속어나 표현이 없다는 게 마음에 드는 포인트"라고 했고, 이하늘씨도 "서울은 노골적인 안티콜(상대 비방 목적의 응원)이 없어서 좋다"고 거들었다.
서울은 9월 A매치 전 슈퍼매치에서 승리하며 기나긴 무승에서 탈출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진규 감독대행의 존재와 상위스플릿 진출 가능성(현재 4위)은 팬들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인, 경기장을 더 찾게하는 요인이다. 유지훈씨는 "서울은 결코 우아하지 않았다. 리그의 끈덕진 악동이었다. 이기기 어려운 팀, 만나기 껄끄러운 팀이라는 서울의 가치를 되찾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최고라는 마음가짐을 가졌으면 한다. 뒤에는 우리가 있다"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