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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슈팅 1개' 힘 못쓴 '손톱', 또 다시 빛난 '캡틴의 품격', 토트넘은 57년만의 '최고 스타트'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3-09-17 11:13 | 최종수정 2023-09-17 12:14


'유효슈팅 1개' 힘 못쓴 '손톱', 또 다시 빛난 '캡틴의 품격', 토…
AFP연합뉴스

'유효슈팅 1개' 힘 못쓴 '손톱', 또 다시 빛난 '캡틴의 품격', 토…
중계화면 캡처

'유효슈팅 1개' 힘 못쓴 '손톱', 또 다시 빛난 '캡틴의 품격',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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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아쉬운 경기력이었지만, 리더십은 빛났다.

'토트넘 캡틴'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8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직전 번리와의 4라운드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날도 원톱으로 나섰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전체적으로 부진한 경기력이었다. 유효슈팅 1개에 그쳤고, 키패스도 없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토트넘에서 가장 낮은 평점 6점을 줬다. 풋볼런던 역시 '중앙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며 최하점인 평점 6점을 매겼다.

상대의 밀집수비에 고전했다. 번리전에서 제로톱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인 손흥민은 순간적인 침투를 통해 장기인 스피드를 살리며, 3골이나 넣을 수 있었다. 하지만 셰필드를 상대로는 이런 장면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셰필드는 10백을 활용하며, 뒷공간을 완전히 틀어막았다. 손흥민은 수시로 미드필드까지 내려오며 상대 수비수를 끌어들이려고 했지만, 셰필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A매치 여파로 몸이 무거웠던 손흥민은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반 20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때린 오른발 감아차기슛을 제외하고는 득점과 가까운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물론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팀에 도움을 줬지만, 확실히 원톱 다운 무게감을 주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결국 후반 35분 교체아웃됐다. 프랑스 국대 출신 레전드 루이 사아는 "토트넘이 지배력을 발휘할 때, 약팀과 경기를 할 때 손흥민의 9번 기용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단, 좀 더 어렵고 뻑뻑한 경기(최상위권 팀, 라이벌전)에서는 손흥민의 중앙 기용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시 '손톱'으로 나섰을때, 상대가 밀집수비, 내려선 상황에서 플레이할때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확실한 과제를 얻은 경기였다. 손흥민 역시 경기 후 "내 경기에 대해서 분석할 것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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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손흥민은 그라운드 밖에서 더 큰 힘을 발휘했다. 토트넘은 기적 같은 역전승에 성공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0-1로 끌려가자, 수비를 한명만 두는 초강력 공격축구로 승부수를 띄웠고, 결실을 맺었다. 추가시간 두 골을 폭발시키며, EPL 역사상 가장 늦은 역전승을 완성했다. 주인공은 히샬리송이었다. 후반 35분 투입된 히샬리송은 53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동점골을 넣었다. 시즌 리그 첫 골이었다. 기세를 탄 히샬리송은 2분 뒤 데얀 쿨루셉스키의 극장골을 도왔다. 지난 시즌 구단 역대 최고액인 6000만파운드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히샬리송은 지난 시즌 1골, 올 시즌 무득점이라는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지난 5개월은 악몽 같았다. 이제 모든 문제는 해결됐다. 심리치료를 받으며 토트넘에 집중할 것"이라는 인터뷰를 한 히샬리송은 마침내 그를 괴롭혀 온 오랜 부진을 끊을 수 있는 모먼텀을 마련했다.

벤치에 앉아 시간을 끄는 셰필드의 플레이를 지적하는 등 선수단과 함께 뛴 손흥민은 경기 후 가장 빨리 그라운드로 뛰어들어가 히샬리송의 손을 번쩍 들었다. 히샬리송을 안고, 팬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손흥민은 "내가 골 넣었을 때보다 더 기분이 좋았다"며 "히샬리송이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얘기를 들었다. 마음이 더 쓰였다. 가진 것이 많은 선수인데, 불운 등이 겹치며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늘 경기로 더 단단한 모습, 성장한 모습 보였으면 한다. 앞으로 더 좋아진다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언론은 주장의 품격을 보여준 손흥민의 행동에 찬사를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손흥민은 최고의 캡틴"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손흥민의 리더십 속 토트넘은 4연승 포함, 개막 후 4승1무를 기록했다. 2위다.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무너질 것이라는 시즌 전 예상과 달리, 1966~1967시즌 이후 최상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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