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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지난달까지만 해도 김기동 포항 감독은 'K리그 우승 경쟁'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고개를 흔들었다. 지는 법을 잊은 듯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울산과 승점차가 10점 이상 벌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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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과 데자뷔다. K리그에선 한 편의 영화와 같은 일이 벌어졌다. 2013년 포항이 울산을 꺾고 역전 우승을 거뒀었다. 당시 포항은 승점 2점 뒤진 상황이었고,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포항은 경기 종료 직전 '우당탕탕' 세트피스를 통한 김원일의 결승골로 극적인 역전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외국인 공격수를 활용하지 않고 국내 선수로만 K리그 정상에서 선 '황새' 황선홍 전 포항 감독의 '쇄국정책'이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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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번 시즌 김 감독이 믿고 있는 건 강력한 뒷심이다. 경기 막판 놀라운 집중력을 통해 숱한 고비를 견뎌왔다. 패색이 짙던 경기에서 후반 35분 이후 결승골과 동점골, 일명 '극장골'을 터뜨려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승리까지 따낸 경기가 무려 9차례나 된다. 이 9경기에서 얻어낸 승점만 21점이다. 포항이 30라운드까지 쌓은 승점의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여기에 '창단 50주년'이라는 것이 선수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주장 김승대를 중심으로 신구조화를 이룬 선수들이 뜻깊은 해에 역사와 전통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있다. 10년 전 '그날'처럼 포항의 역전 우승 시즌2가 펼쳐질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