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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A대표팀 감독이 또 다시 한국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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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9월 말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K리그 현장을 돌며 국내 선수들을 체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9월말 귀국하는 클린스만 감독은 이후 10월 A매치 2연전 준비에 들어간다. 대표팀은 10월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베트남과 평가전을 치른다. 하지만 이번에도 K리거를 제대로 보지 않고 선발할 공산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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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시스템이 사라진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컸다. 클린스만 감독은 벤투 감독 선임 때와 달리, 구체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 감독 선임위가 유명무실해진, 말 그대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픽이었다. 감독 선임을 진두지휘한, 사상 최초의 외국인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마이클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기자회견에서 그 어떤 질문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채 횡설수설하며, 팬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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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허니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국내 상주를 약속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잦은 외유로 도마위에 올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 시절부터 잦은 미국행으로 구설에 시달렸다. 이에 대한 우려 때문인지 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발표하며 '국내에 상주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한국에서 지낼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벌써 4차례나 해외에 나갔다. 6개월 동안 국내에 머문 기간은 67일 밖에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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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정은 기름을 부엇다. 클린스만호는 영국에서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2연전을 치렀다. 경기 보다 외적인 이슈가 대표팀을 덮었다. 출발 전부터 잦은 외유, K리거 외면, 유럽파 중용 등으로 시끌시끌하더니, 현지 도착 후에도 각종 문제를 일으키며 가뜩이나 좋지 않은 여론에 기름을 부엇다. 친정팀 바이에른 뮌헨과 첼시의 자선경기에 출전하겠다고 떼를 쓰는가 하면, 아들을 위해 웨일스 주장 애런 램지에게 유니폼 교환을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외신을 통해 전해졌다. 상황이 좋지 않게 흐르자 스포츠조선 등 현지로 간 기자들과 1시간 가까이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K리그를 다 볼 필요가 없다", "나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감독을 찾아라"라는 말로 팬들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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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선수들의 제 포지션 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직전 멀티골을 넣었던 홍현석은 중앙이 아닌 측면에서 헤매는 모습이었고, K리그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 이순민을 공격형으로 활용했다. 당연히 경기가 제대로 될리가 만무했다. 부임 후 역대 최장 기간 무승 기록은 클린스만 감독의 몫이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지만, '무색무취'라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색깔이 없는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입으로는 공격축구를 부르짖지만, 정작 6경기에서 5골 뿐이다. 세부 디테일은 부족하고, 해줘 축구가 난무하는 모습이다. 불행하게도 지금 대표팀은 역대 최고의 멤버를 자랑한다. 여론의 불만은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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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은 팀이 긍정적으로 가고 있는만큼, 1월 카타르에서 펼쳐지는 아시안컵에서 자신을 평가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아시안컵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다. 당연히 결과가 좋지 않으면 질타를 받고, 시험대에 오를 수 밖에 없다. 그게 감독의 숙명이다. 하지만 나는 토너먼트에 대한 경험이 많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10월 A매치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 10월 A매치 후에는 곧바로 월드컵 예선이라는 실전무대가 있다. 지금 한국에 들어왔지만, 유럽에서의 경기들을 관전하기 위해 왔다갔다할 예정"이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공석이 된 '조국' 독일 대표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지금 현재는 아시안컵 우승에 집중하고 있다"는 말로, 일축했다. 이강인이 아시안게임 차출로 아시안컵 출전 여부가 불투명할 수도 있다는 소식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과 긴밀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정식 A매치인만큼 차출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응원을 당부했다. 그는 "아무리 내부적으로 우리가 강하게 뭉쳐도, 외부에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면 팀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카타르월드컵에서 독일이 그랬다. 모든 것이 부정적이었고, 결국 조별리그 탈락했다. 국가대표는 결국 국민의 팀이다. 아시안컵까지는 모두가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주시면 좋은 결과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5일만에 다시 한국을 떠나며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여론은 더욱 부정적으로 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