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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스플릿을 앞둔 K리그1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남 감독은 23일 서울전 1대3 패배 후 선수단에 작별을 시사했고, 팀에 사임 의사를 전했다. 제주는 고심 끝에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남 감독의 뜻을 받아들였다.
어느정도 예상한 제주와 달리, 수원의 경우는 그야말로 깜짝 결정이었다. 선임한 지 5개월도 되지 않은 김병수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스포츠조선 9월 25일 단독보도> 김 감독은 이병근 감독의 후임으로 5월 4일 수원의 지휘봉을 잡았다. 강원FC에서 '병수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김 감독의 지도력에 기대를 걸었지만, 결과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부임 후 치른 22번의 경기에서 5승5무12패에 그쳤다. 초반 2승2패로 연착륙하는 듯 했던 김 감독은 이후 9경기 무승(4무5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후 울산 현대와 강원FC를 연파하며 살아나는 듯 했지만, 이내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7경기에서 1승1무5패에 그쳤다. 최근에는 4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K리그1은 '1+2' 시스템이다. 최하위가 다이렉트로 강등하고, 10위와 11위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잔류 싸움이 펼쳐지며, 강등권팀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남다르다. 수원은 올 시즌만 벌써 두명의 감독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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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결정은 더욱 파격적이다. '리빙레전드' 염기훈 플레잉코치를 대행으로 임명했다.<스포츠조선 9월 25일 단독보도> 염 대행은 수원에서만 13년을 뛴 살아있는 전설이다. 올 시즌 플레잉코치가 되며 처음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는데, 수원은 일천한 경험의 염 대행으로 '잔류'라는 일대의 도박을 걸었다. 염 대행은 부임과 함께 주장을 김보경으로 바꾸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염 대행은 "오래 수원과 함께하면서 무엇을 해야 팀이 좋아질 수 있을지 잘 알고 있는 만큼 강등 탈출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선수들에게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다 함께 서로를 도와서 단 하나의 목표를 바라보고 달려가자'고 주문했다. 지난 일은 잊고 오늘부터 앞으로 달리는 일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정조국과 염기훈 대행이 새롭게 벤치에 앉으며 K리그1에는 '젊은 감독대행'이라는 변수가 생겼다. 이미 김진규 감독대행이 안익수 감독에 이어 FC서울의 지휘봉을 잡고 있다. 정 대행은 1984년생, 염 대행은 1983년생, 김 대행은 1985년생이다. 가장 어린 세 명의 지도자가 팀 부활의 키를 쥐고 있다. 과연 제주와 수원의 승부수는 성공할 것인지, 남은 K리그1의 최대 변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